'도저히 정년까지 못 버티겠다' 퇴직하는 MZ공무원들, 이유는?

"인수인계·민원인 고민 많은데 보상은 적어"
최근 5년간 신규 공무원 퇴직 비율 지속 증가
"인사부처만이 아닌 범정부 차원 대응 필요"

"매번 바뀌는 담당 업무와 몇 시간의 인수인계 후 다른 부서로 사라지는 선배, 와중에 당장 들이닥쳐 '왜 해결을 못 해주냐'는 민원인까지, 자신의 업무능력에 회의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이런 고민에 비해 사회경제적인 보상은 적다고 느껴져 면직을 생각하게 됩니다."

3년 차 공무원 최모씨(27)는 어렵게 합격한 직장에서 퇴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수험생활에 쏟은 노력이 아깝고, 이직을 할 수 있을지 걱정도 있지만 "도저히 정년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최 씨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기업 취직을 위해 토익, 컴퓨터활용능력시험 등 기초 자격증을 취득해 놓은 상태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퇴직하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7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신규임용 공무원의 퇴직 증가 문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공무원 퇴직에서 신규임용 공무원의 퇴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17.1%에서 2023년 23.7%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재직 5년 이하 공무원 퇴직자는 1만3566명이었는데, 2019년 6500명, 2020년 9009명, 2021년 1만426명, 2022년 1만3032명으로 신규임용 공무원의 퇴직은 매년 꾸준히 늘어났다. 연차별로 살펴보면 1~3년 차 공무원이 가장 많이 퇴직했다. 지난해 1년 미만 연차에서는 3020명, 1~3년 차 5629명, 3~5년 차는 4917명이 공무원을 그만뒀다.

공무원들이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 퇴직을 결심하는 핵심 사유로는 ‘낮은 보수’를 꼽는다. 2022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5년 차 미만 공무원 이직 희망 사유로 ‘낮은 보수’를 선택한 응답률이 74.1%로 1위였다. 이전에는 공무원연금과 각종 수당이 적은 연봉을 보완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젊은 공무원은 연금으로도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도 느낀다. 5년 차 공무원 김모씨(31)는 "코로나19 당시 관련 업무를 할 때 효율적 업무 방안이 있는데 인력을 갈아 넣는 방식으로 일을 시키기만 하고 보상은 거의 없어 불만이 컸다"고 말했다.

조종오 입법조사관은 "신규임용 공무원들의 퇴직 증가는 단순한 노동 인력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전반적인 운영과 관계된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인사부처만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부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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