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기자
쿠팡플레이의 코미디쇼 'SNL 코리아'가 지난달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벌어진 윤석열 정부의 과잉 경호 논란을 풍자한 '입틀막' 장면을 등장시켰다.
지난 2일 오후 SNL 코리아 시즌5 첫 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분장한 김민교는 "105년 전 우리 선열들이 자유를 향한 신념으로 3·1 운동을 일으키셨다"며 "결론적으로 그 자유의 정신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겠다. 풍자는 SNL의 권리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유롭게 해주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21년 10월 SNL코리아 '주 기자가 간다' 코너에 출연했을 때 주현영이 "SNL이 자유롭게 정치 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건가요?"라고 묻자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했던 것을 떠올리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른바 '입틀막 사건'을 패러디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연기자들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직원들과 지난 설 명절에 가수 변진섭의 노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함께 부르는 모습을 재현했다.
이 과정에서 권혁수가 고음으로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내기 시작하자 경호원 복장의 배우가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문밖으로 끌고 나갔다.
권혁수는 "놔, 놔! 애드리브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사라졌다. 윤 대통령 역을 맡은 김민교와 다른 출연진은 평온한 얼굴로 노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윤 대통령 축사 중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하자, 당시 졸업생 신분이었던 신민기 녹생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고 소리쳤다.
신 대변인은 이후 현장에 있던 경호원에게 입이 막힌 채 팔다리가 들려 퇴장당했다.
지난달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회장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의료 개혁 민생 토론회장에 입장하려다 거부당한 채 경호처 직원에게 입을 틀어 막힌 채 퇴장당했다.
앞서 1월에도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꿔달라'고 했다가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