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암컷 꼭 껴안았다…가슴 먹먹한 코알라의 애도 모습

구조 단체 "흔치 않은 일…자연의 아름다움"

암컷 코알라의 죽음을 애도하듯 쓰러진 몸을 꼭 껴안고 슬퍼하는 수컷 코알라의 모습이 카메라 렌즈에 잡혔다.

수컷 코알라가 이미 숨진 암컷과 하늘을 번갈아 보다가 암컷의 사체를 껴안고 있다. [이미지출처=코알라 레스큐 페이스북]

26일(현지시간) 호주 9 뉴스 등 외신은 현지 동물구호단체 '코알라 레스큐(Koala Rescue)'가 최근 구조 현장에서 촬영한 짧은 영상을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구조가 필요한 코알라 두 마리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코알라 레스큐는 남부 애들레이드의 한 숲으로 출동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현장에는 암컷과 수컷 각 한 쌍의 코알라가 있었다. 하지만 암컷 코알라는 이미 숨이 끊긴 상태였다. 홀로 남은 수컷만이 그 곁을 지키고 있었다. 이때 구조대가 포착한 건 수컷이 슬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수컷은 쓰러진 암컷과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다 몸을 숙여 암컷을 끌어안았다. 이어 두 팔로 암컷을 감싸고 머리를 기대기도 했다.

수컷 코알라가 이미 숨진 암컷과 하늘을 번갈아 보다가 암컷의 사체를 껴안고 있다. [이미지출처=코알라 레스큐 인스타그램]

구조대는 "이런 모습을 목격하는 건 우리 구조대원들에게도 매우 드문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코알라는 사회적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하는 장면을 쉽게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모습을 본 구조대는 "코알라를 구조하고 죽은 아이들을 거두는 일은 항상 힘들지만, 이번에는 더욱 가슴이 아팠다"며 "코알라가 공감과 배려를 할 줄 안다는 걸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죽음을 마주하는 수컷의 반응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수컷 코알라의 건강을 살핀 뒤 건강한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어 암컷의 사체를 수습한 뒤 수컷은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코알라는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 가운데 하나이지만 최근 20년간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2022년 코알라의 주 서식지인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주 등 동부 연안 지역자치단체들은 코알라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발표했다. 개체 수 감소 원인으로는 반복되는 대형 산불과 광산·택지·농경지 개발과 벌목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이 꼽힌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연구에 의하면 2019~2020년 발생한 산불 이후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북부 해안 6곳에서 코알라 개체 수가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추정 개체 수를 보면 2001년 18만5000마리에서 2021년 9만2000마리 정도로 절반가량 줄었다. 호주 코알라 재단(Australian Koala Foundation)은 2023년 기준 최소 3만8000마리에서 6만3000마리가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슈2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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