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느라 환자 방치한 의료진…결국 '물 과다 섭취'로 사망한 英여성

'심인성 다음증' 앓던 영국 40대 여성
의료진 스마트폰 하는 사이 물 과다 섭취
체내 수분 과잉, 나트륨 수치 낮아져 사망

영국의 한 병원에서 '심인성 다음증' 환자가 의료진이 방치한 사이 물을 과다 섭취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심인성 다음증은 정신 질환의 한 종류로,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하는 증상을 뜻한다.

BBC 등에 따르면 2021년 5월 7일 영국 노팅엄셔 서튼 인 애쉬필드 지역의 한 정신병원에서 이 같은 사고가 벌어졌다. 해당 병원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운영하는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45세의 여성 미셸 화이트헤드는 급성 신경쇠약으로 2018년 해당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그는 2021년 5월 3일 또다시 신경쇠약으로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 특히 그는 입원한 지 이틀만인 5월 5일 오후 물을 과도하게 마시는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미셸은 심인성 다음증을 앓았으나, 의료진들은 당시 그의 상태를 진단하지 못했다. 만성 정신질환자들에게서 종종 발병하는 질병임에도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미셸 화이트헤드. [이미지출처=BBC]

이에 병원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하는 등 다른 일을 하는 동안 미셸은 방치된 채 계속해서 물을 먹었다. 그는 사망 전 진정제를 투약받아 의료진들은 그가 잠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미셸은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의료진은 4시간이 지나서야 미셸의 호흡이 이상하다는 점을 알아챘다.

이에 그를 이송하기 위해 구급대원들이 출동했으나 병동에 진입하는 데 10분가량 소요돼 시간은 더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셸은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체내 수분 과잉으로 나트륨 수치가 급격히 낮아져 5월 7일 결국 숨졌다.

남편 마이클 화이트헤드는 "의료진이 더 일찍 조치를 취했다면 미셸은 중환자실로 이송돼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의료진들이 미셸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미셸에 대해 "따뜻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었다"고 추억했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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