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상속세 개편' 목소리 나왔다…김병욱 '유산취득세 전환 고려해야'

27일 '지속가능한 상속·증여 및 부동산과세 개선방안 정책토론회'
野 의원들 "기업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 폐지 통해
기업가 정신 고양, 기업활동 증진 필요"

"상속증여세 논의를 이념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실용적이고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상속·증여 및 부동산과세 개선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제도 폐지를 통해 기업가 정신이 고양되고 기업활동이 활성화 되면, 결국 대한민국의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진제공=김병욱 의원실

이날 행사는 한국세무사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민주당의 김병욱·황희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두 의원은 전체 세수의 1%에 불과한 상속세를 개편함으로써 기업 성장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상속세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속세 개편을 '부자감세'로 보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왔던 기존 당 입장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행보다.

김 의원은 "저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실물경제를 경험했고, 창업과 기업 유지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 기업을 3~5년 이상 유지하는 사람이 정말 애국자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내 기업인들을 추어올렸다. 또한 "국회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충분한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해 줘야 한다"며 "이 중 중요한 것이 상속증여세, 부동산세제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0~80년대 경제 고도성장을 지나 최근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기업을 물려 줘야 할 시기인데, 상속세율 50%와 최대주주 할증 부과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며 "상속세의 기업 최대주주 20% 할증을 너무 징벌적으로 보면 안 되고, 부의 세습을 완화하는 순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기업 경영권 승계도 원활히 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의 나라 스웨덴의 경우도 2005년 상속세를 폐지했고, 이를 자본이득세로 전환했다"면서 "상속세의 자본이득세로의 전환이 한 번에 어렵다면 우선 기업에 적용하거나, 중소기업·중견기업 순서로 적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유산세 방식의 상속세 부과방식을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희 의원도 "상속세로 기업 성장이 실종되고 포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상속세 개편을 통해 세수 확보를 높이고, 기업 성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현행 우리나라 상속세는 전체 세수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그 상속세에 할증까지 매겨서 최대 60%까지 부과하기 때문에 불법·편법 상속이 매번 문제가 된다"면서 "오히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4~25% 정도로 (상속세를) 낮추면 오히려 상속세 세수 확보가 더 많이 될 수도 있고 또 일부는 폐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들을 보면 기업 순위가 지난 수십 년간 바뀐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중소·중견기업의 기업승계와 관련해 500억 원이 넘어가면 기업을 쪼개고, 1000억 원이 넘어가면 팔아버리는 현실이 기업 성장을 가로막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미래 기술 시대에는 기술이 축적되고 창업을 통해 중소, 중견,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실종되고 포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시대와 환경이 변한 만큼 현행 상속세 체계도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구재이 한국세무사회 회장, 김연정 한국세무사회 연구이사, 이전오 한국조세연구소 상임운영위원장이 참석했고, 박훈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 김선명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최영전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과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국회에서는 주최자인 김병욱·황희 의원 외에 박찬대, 박광온, 임오경 민주당 의원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치부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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