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영기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지역의 올해 자동차 수출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힘입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인용해 독일의 승용차 수출 규모가 올해 1~10월 총 26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아시아 지역에서도 자동차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중국은 올 3분기 자동차 수출이 2021년 월 평균 대비 71% 늘었다. 한국은 같은 기간 36% 늘었고, 일본과 태국은 증가율이 각각 18%, 13%였다. 이들 아시아 4개국의 자동차 제외 수출이 같은 기간 5.4% 줄어든 것에 견줘 보면,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차 수출이 호조를 나타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우리나라 정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0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자동차 누적 수출은 57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2275만대가 팔려 1년 전보다 22% 증가했다.
자동차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으로 이들 국가의 차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8월부터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최대 7500달러의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IRA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일본산 전기차도 IRA 적용 요건 완화로 세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자동차 판매상들이 차량 주문을 크게 늘린 것도 자동차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의 한 현대차 판매사는 재고 보유량이 지난해 30~40대에서 현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00대 규모로 증가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효과가 누적되면서 내년 미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프레더릭 노이만 HSBC 아시아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는 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수출 출하량이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