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제주도 갈 돈이면 해외여행 간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 여행업계가 소비자들의 초긴축 여행 추이와 여행시장 위축에 대응하지 못해 제주 여행 만족도가 급감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6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진행한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올해(1~10월) 3박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 금액은 제주 52만8000원, 해외 115만7000원이다. 해외여행 때 제주 여행의 2.2배를 쓴 것이다.
국내 여행지 전체의 평균 비용은 33만9000원이다. 국내 여행 평균과 비교해 제주도는 1.6배, 해외여행은 3.4배 더 여행경비가 소요된다.
제주 여행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물가상승 속 '초긴축 여행'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여행시장이 위축됐지만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물가상승 압박이 컸음에도 국내, 해외 모두 여행자 지출이 9~10% 감소하며 2021년보다 낮은 비용으로 돌아갔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초긴축 여행으로 돌아섰음을 여행업계가 체감하고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그러나 제주도는 나 홀로 2021년 비용 수준 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도는 2021년 경쟁 여행지보다 조금 덜 증가했지만, 2022년 경쟁자들이 불경기를 예감하고 몸을 사릴 때 4배 이상의 상승 폭(14%)으로 폭주했다"며 "그 결과 2023년에도 2021년보다 고비용에 머물러 소비자의 집중포화와 여행산업계 집중 견제 대상이 됐다. 제주도는 순식간에 '물가?상도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불명예를 쓰고, '그 돈이면 해외로 갈' 여행지라는 오래된 오명을 불러들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제주도 갈 돈이면 해외여행을 가겠다'라는 말의 속뜻은 '제주가 해외의 반값이라도 가고 싶지 않다'이다"라며 "많은 사람이 이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