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수정으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고공 행진하자 대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100배 인상하고 나섰다. 그간 0%대 수준으로 유지했던 정기예금 금리가 상향조정되면서, 제로금리를 기반으로 움직이던 일본의 금융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UFJ은행은 장기금리 상승 기조를 반영해 오는 6일부터 만기 5년 이상 정기예금의 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간 미쓰비시UFJ은행은 만기 5~10년 정기예금 금리를 0.002%로 고정해왔다. 그러나 6일부터는 5년·6년 만기 예금 금리는 0.07%, 7년·8년·9년 만기 예금 금리는 0.1%로 인상한다. 10년 만기 예금 금리는 0.2%로 100배 올렸다. 다만 5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현행대로 0.002%를 유지하기로 했다.
미쓰비시UFJ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7월 BOJ가 수익률곡선제어(YCC)정책을 일부 수정한 이래로 장기금리가 1%에 근접한 수준까지 오른 영향이 컸다. YCC정책은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무제한 국채를 매입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BOJ는 지난 7월 10년물 금리의 상한선을 0.5%로 유지하되 시장의 상황에 따라 1%까지 금리가 올라도 용인해주는 방향으로 YCC정책을 수정한 바 있다. 지난 31일에는 1%를 넘는 수준까지 금리 인상을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10년물 국채금리는 2일 기준 0.921%를 기록하는 등 1%에 근접한 수준까지 뛰었다.
장기금리가 고공행진 하면서 금리 인상에 나서는 은행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미쓰비시UFJ를 시작으로 3대 대형은행에 속하는 미쓰이 스미토모와 미즈호 은행도 향후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은행들이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예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며 3대 대형은행 중 한 곳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이러한 움직임이 타 은행으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