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10월 화물차주용 앱 출시…30조 중간물류 경쟁 점화

카모 손잡은 주선사연합회와 역할 분담
격전지된 미들마일…아날로그식 운영 디지털화

카카오모빌리티가 오는 10월 화물차주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고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미들마일은 제조 상품을 공장에서 물류센터·대리점 등으로 보내는 단계다. KT, 티맵모빌리티, CJ대한통운 등 IT, 물류기업들이 먼저 진출한 상황이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0월경 화물차주용 앱인 '카카오 T 트럭커'를 출시할 예정이다. 화물을 보내는 화주와 이를 운송하는 차주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카카오 T 택시기사나 대리기사용 앱처럼 차주에게 화주의 물량 정보를 제공하고 운송료 산출, 정산 등을 지원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연합회)는 주선사가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선사는 화주에게 콜을 받아 정보망에 띄우는 역할이다. 기존에는 연합회가 주선사 프로그램과 차주용 앱을 모두 운영했는데 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맡는다. 연합회는 두 플랫폼에 대한 독점 이용권을 갖는다. 기존 사업자(연합회)와 갈등을 피하면서 이들의 고객(화주·차주)을 처음부터 확보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연합회가 운영하는 화물운송 플랫폼 '화물마당' 지분 49%를 확보하고 2대 주주가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등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축적한 기술을 중간물류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으로 화물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시간 요금을 책정하거나 물건 종류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차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내비와 연동해 화물 운송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의 참전으로 미들마일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모빌리티 경쟁사나 물류회사가 진출한 상황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미들마일 중개 스타트업인 YLP 지분 100%를 인수하고 올 2월 '티맵화물'을 내놨다. CJ대한통운은 작년 말 미들마일 플랫폼 '더 운반'을 시범 운영하다 지난 7월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다. KT는 2021년 디지털 물류 자회사 '롤랩'을 세우고 지난해 중개 플랫폼 '브로캐리'를 내놨다. 최근에는 AI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들이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수익성이다. 미들마일 시장은 3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생산지에서 창고까지 옮기는 퍼스트마일이나 최종 소비자까지 전달하는 라스트마일보다 규모가 크다. 쿠팡, 네이버 같은 e커머스 성장으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라스트마일과 달리 미들마일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화주와 차주를 연결할 때 전화와 수기 등에 의존한다. 주선 업체가 화주에게 받은 물량 정보를 정보망에 올리면 차주가 앱이나 전화로 지원하는 식이다. 아날로그식 방식이 여전해 IT 기술이 파고들 영역이 많지만 아직 주도적인 사업자는 없다. 카카오모빌리티에게도 구미가 당기는 시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27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택시 콜 몰아주기로 과징금 276억원을 잠정 부과한 여파가 컸다. 매출 증가 폭도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택시 요금 인상과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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