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더운 곳 '대프리카' 아니네…폭염 증가세 가파른 이곳은?

연평균기온·폭염일수 상승폭 더 커
"중소도시의 꾸준한 성장과 관련"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도시의 폭염 일수 증가세가 대도시보다 가파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폭염 증가세 도시화가 기여…0.09~0.18도 올려

'오전 11시부터 서울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됩니다'<br /> 요란한 알림음과 함께 휴대전화에 안전알림 문자가 도착했다. 속칭 7말8초의 한여름 상황이 아니다. 고작 6월 중순에 발효된 폭염주의보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전세계가 이상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도 이젠 옛말이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16일 기상청은 국내 16개 도시를 비롯해 30개 지역 기온과 폭염 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 8곳(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수원·울산)과 인구 30만명 이상 중소도시 8곳(청주·천안·전주·포항·제주·구미·진주·원주) 등 도시 16곳은 지난 48년간(1973~2020년) 연평균 기온이 10년마다 0.37도씩 상승했다.

이 가운데 도시화에 의한 상승분은 0.09~0.18도로 기온 상승에 도시화가 기여한 정도는 24~49%로 추산됐다.

대도시와 중소도시를 비교해보면 중소도시는 연평균기온이 10년마다 0.38도 올라 대도시(0.36도)보다 상승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도시의 폭염 발생 빈도 역시 10년마다 1.8일씩 늘어 대도시(1.6일 증가)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

구미, '대프리카'보다 덥다…중소도시의 성장세와 관련

2017년 여름 대구시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설치된 달걀프라이, 녹아내린 라바콘 조형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기상관측소 사이 거리가 50㎞ 이하인 인접 도시를 비교하면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차이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대전은 폭염 일이 10년마다 1.1일 늘었지만, 청주는 1.7일 증가했다. 폭염 일도 대전은 1973~1996년 연평균 11.8일에서 1997~2020년 연평균 11.3일로 감소했는데 청주는 13.7일에서 13.8일로 늘었다.

중소도시인 경북 구미도 10년당 폭염 일수가 2.7일 증가해 인근 대도시인 대구(2.2일)보다 길어졌다.

마찬가지로 포항은 1.1일 증가해 울산(0.5일)보다 증가세가 뚜렷했다.

기상청은 "대도시에 사는 인구 비율은 1990년대 약 52%로 고점을 찍은 뒤 다소 감소했지만, 중소도시 인구 비율은 최근에야 31%로 최고점을 기록했다"며 "1990년대 이후 성장이 정체한 대도시와 달리 중소도시는 최근까지 성장을 지속한 점이 기온 상승세와 폭염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분석 결과는 최근 중소도시의 지속적인 성장이 폭염이라는 극한 현상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보여준다"며 "기상청은 온난화에 따른 극한 현상 등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여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비도시는 도시에 비해 온난화 느리게 진행…잇따른 폭염 '온열질환' 주의

또 인구 10만 안팎 비도시 14곳(제천·통영·양평·영천·남원·부여·강화·금산·영덕·산청·보은·임실·성산·추풍령)은 연평균기온이 지난 48년간 10년마다 0.23도 상승했고 폭염 일은 10년마다 1.1일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도시보다 온난화가 느리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4일 기준 전국에서 발생한 누적 온열질환자는 2244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는 1409명으로 작년과 비교해 올해 환자 수가 매우 증가했다.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수시로 물을 마시고 규칙적으로 휴식을 갖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슈2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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