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갑자기 아파트 정전…'에어컨 나오는 車로 도망 가 1박'

서울 한 아파트 단지 8시간30분 정전
열대야 속 주민 고통…자동차로 대피

한밤중에도 체감 온도 25도를 훌쩍 넘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에서는 정전 사태까지 벌어졌다. 여름철에는 냉방기기 사용 급증으로 인해 아파트 변압기가 과부하 돼 전력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잦다.

1일 밤 10시30분께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갑작스럽게 정전 사고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총 280세대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아파트 측은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7시간30분가량 복구 작업을 한 끝에 다음날(2일) 오전 6시께 전기 공급을 재개할 수 있었다.

1일은 해가 가라앉은 밤에도 무더위가 꺾이지 않는 열대야였다. 이날 밤 서울 기온은 29.5도에 달했다. 갑자기 에어컨이 정지된 아파트 주민들은 8시간 넘게 더위와 싸우며 억지로 잠을 청해야 했다. 주차장으로 도망가 자동차 에어컨을 틀고 밤을 보내는 주민도 있었다고 한다.

무더위도 힘든데…발전기 과부하로 정전도 자주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아파트 단지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름철 불청객은 열대야뿐만이 아니다. 아파트 등 다세대 주택에서는 정전 사고도 자주 벌어진다. 에어컨 등 냉방 장비 사용이 급증하다 보니 전력 공급 장치가 과부하된 탓이다.

실제 한국전기안전공사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정전 사고 신고 접수 건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 중 47%는 무더위가 한창인 7~9월 사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원인은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들의 과열 때문인 상황이 많다. 저압차단기 고장(20%), 변압기 고장(18%), 특고압기기 고장(13%) 순이었다.

이 때문에 여름철 다세대주택은 정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변압기 상태에 대한 수시 점검 및 꼼꼼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사전에 비상용 발전기를 충분히 점검해 정전 사고 시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폭염에 대중교통 멈추기도

폭염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지난달 21일 오후 5시25분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일대 선로에서 진동이 감지돼 지하철 1호선 운행이 20분간 중단된 일이 있다.

당시 서울 낮 기온은 오후 4시28분 기준 34.3도였다.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 열을 받은 선로가 팽창해 형태가 변형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미세한 변화일 뿐이지만, 고속으로 선로를 달리는 전동차가 좌우로 흔들리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선로에서 진동이 느껴질 땐 잠시 운행을 중단하고 선로를 점검해야 한다.

이슈2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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