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미기자
한예주기자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83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시를 준비 중이다. 출시 시점과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삼성전자가 7~8월 판매 예정인 83형 OLED TV에 LG디스플레이에서 만든 패널을 탑재한다고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OLED TV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선택권 확대를, LG디스플레이는 정체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라는 새로운 고객층 확보의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됐다.
삼성전자는 7~8월호 매장 판매용 카달로그에 기존 제품 55, 65, 77형 OLED TV 6개 모델 외에 83형 OLED 4K TV를 새롭게 추가했다. 83형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지 않고 LG디스플레이가 WOLED 이름으로 단독 출시하고 있다. 출시 시점과 가격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빠르면 7월 안, 늦어도 8월에는 소비자들의 구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OLED TV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하는 것을 두고 OLED TV 시장 확대로 인한 부족한 패널 물량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55형, 65형, 77형 OLED 패널을 생산하고는 있지만 물량이 적은만큼 향후 삼성전자의 OLED TV 판매 확대 분위기에 따라 LG디스플레이가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모델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OLED 패널 수율을 90%선까지 끌어올린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할 수 있는 패널 수는 연간 150만대 정도로 알려져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생산능력이 연간 최대 1000만대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턱 없이 적다.
삼성전자 TV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TV로 내세우고 있는 Neo(네오) QLED와 마이크로 LED TV 등의 성적이 부진해 돌파구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네오 QLED를 포함한 8K TV의 수요는 저조하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집계대로라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삼성 8K TV의 출하량은 4만6797대로 2020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는 지난해 3월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내놓은 OLED TV 출하량(14만9288만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글로벌 8K TV 출하량은 전년보다 14% 이상 줄어든 약 33만2000대에 그치고, 2027년까지 33만대선에서 정체할 것으로 전망됐다. 옴디아는 "(8K TV 시장이) 성장에 실패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2020년 말에 이미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OLED TV는 지금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전 세계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제품의 금액 기준 점유율이 46.1%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4년에는 53.5%로 커지고 2025년에는 60.8%, 2026년에는 61.9%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삼성전자는 "OLED는 QD 최상급보다 한 단계 낮은 모델로 나올 것"이라며 "네오 QLED 다음 OLED 순서로 판매 전략을 가져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OLED를 절대 안 한다고 했던 삼성이 입장을 바꾸는 데도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OLED를 QLED보다 더 높은 포지션에 배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OLED TV 판매 확대를 가져가야 하는 삼성 입장이 난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