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방류 시기가 구체화하면서 국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극단적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준비는 막바지에 다다른 상황이다. 2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설비를 점검한다. 이는 일본 내부적으로 남은 절차로, 검사에서 문제점이 제기되지 않으면 도쿄전력에 검사 증서를 교부하고,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가능해진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점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나 7월4일 이후 방류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검사와 해양 방류의 명분을 뒷받침해줄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에서 별다른 문제가 나오지 않으면 방류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 방류가 가시화하면서 야당 인사들은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무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20일 윤재갑 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같은 당 우원식 의원도 26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나섰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나흘째 오염수 투기 저지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횟집 가기 챌린지'로 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수산물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한편 야당의 '오염수 괴담'으로 수산업계·수산업자가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 검증TF' 의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난 뒤 수산물 만찬을 즐겼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방문해 횟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윤 원내대표는 "상인들이 지금 하소연을 하고 있고 몇십 년 장사한 할머니마저도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한다"며 "국민의힘은 하루빨리 과학과 진실을 토대로 이 분위기를 반전시켜 시장 상인이나 수산물을 취급하는 수산물 업자들이, 경기를 회복해 그분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필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가 코앞으로 다가온 대책 없이 정쟁만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회는 2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며 "최대 피해자인 어업인을 외면한 채 정치인, 언론, 가짜 전문가들은 왜곡된 정보로 국민을 선동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