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中, 한국에 점점 노골적인 '전랑외교'

'전랑 외교'는 급격하게 성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무력과 보복 등 상대국에 공세적인 힘의 외교를 지향하는 중국의 외교 방식을 일컫는 용어다.

늑대 전사를 뜻하는 '전랑(戰狼)'에서 유래된 말이다. 전랑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외교 노선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2015년과 2017년 중국에서 개봉해 큰 성공을 거둔 영화 '특수부대 전랑'에서 따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베이징의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베이징 AFP/연합뉴스]

이 영화는 '중국을 범하는 자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반드시 멸한다(犯我中華者 ?遠必誅)'는 포스터 문구가 유명하다. 중국 인민해방군 특수부대 출신인 주인공이 미국 네이비실 출신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전랑 외교의 대표적 사례가 남중국해 분쟁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주변국인 대만·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브루나이 등과 분쟁 중인데, 2016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역사적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보여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언행도 전형적인 전랑 외교의 사례다.

싱 대사는 이날 "미국의 승리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한국 외교는 잘못됐다"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 노선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한중 관계 악화에 대해서도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며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하게 존중하라"는 식의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됐다.

중국 외교관의 공개 행보는 본국 외교부와 긴밀한 협의하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싱 대사의 이날 발언은 미리 짜인 각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싱 대사의 활동에 대해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유지하고 추동하는 것"이라고 정당화했다.

편집국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