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공개로 MS·구글에 맞불 놓는 메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메타가 인공지능(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과 비교해 AI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메타는 ‘오픈소스’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메타는 4000개 이상의 음성 언어를 식별하고, 약 1100개의 언어를 음성-텍스트로 변환해주는 대규모 다국어 음성인식(MMS)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24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AI 모델은 음성-텍스트 변환 및 텍스트-음성 변환이 가능한 언어의 수를 기존 100여개에서 1107개로 10배 확대했다. 현재 지구상에 사용되는 언어의 수는 7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음성으로 식별 가능한 언어의 수는 4000개 이상으로 40배가량 늘렸다.

메타의 AI 기술력은 MS와 구글 등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이다. 지난해 오픈AI의 챗GPT 열풍이 불 때도 다른 경쟁사들이 앞 다퉈 AI 경쟁력을 내세운 것과 달리 메타는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하지만 메타는 오픈소스 공개로 뒤처지는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는 전략을 내놨다.

오픈소스로 AI 모델을 공개하게 되면 다수의 이용자를 빠르게 모을 수 있다. AI모델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를 무상으로 공개하고, 이를 개량해 재배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이용자들이 AI 모델을 활용하면 그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 모델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

챗GPT 열풍을 촉발한 오픈AI 역시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 오픈소스 생태계를 통해 투명하고 안정적인 인공지능 생태계를 추구하며 다수의 이용자를 모았고, 이는 챗GPT 개발의 기반이 됐다.

지난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자사의 대규모 언어 모델 라마(LLaMA)를 일부 공개하며 “라마는 연구자들의 업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마는 인간 두뇌에 잇는 시냅스에 해당하는 파라미터수가 650억개에 그친다. 구글 바드 5300억개, 챗GPT는 1750억개와 비교해 뒤쳐진다. 하지만 구글, 챗GPT 등과 달리 라마는 외부에서 활용하는데 제약이 없어 다수의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메타는 오픈소스 공개 전략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와 같이 파라미터수가 1000억개가 넘어가는 방대한 규모의 AI모델 개발이 아닌, 특정 영역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에 집중한다. 지난달에는 그림을 애니메이션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렇게 확보한 다수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메타만의 AI 플랫폼 구축도 가능하다.

한편, 메타가 AI에 집중하며 메타버스 사업은 찬밥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명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꿨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메타버스 부문인 ‘리얼리티 랩스’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하며 실망스러운 실적을 거뒀다.

최근 채용공고에서도 AI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신규 채용인력 대부분이 AI 관련 기술직이다. 앞서 메타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 전체 직원의 13%인 1만1000명을 감원했다. 올해 3월에는 1만명의 추가 감원 계획도 밝혔다.

산업IT부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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