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30대 이어 'TK 집토끼'도 떠났다…'전광훈 리스크' 후폭풍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TK 6.2%P, 30대 9.7%P↓
지도부 위기대응 능력 시험대

국민의힘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MZ세대는 물론, 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지지율마저 급락하고 있다. 69시간 근로제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의 정책 실책과 당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가 맞물리면서 지지층 확대의 핵심인 '산토끼'가 이탈한데 이어 전광훈 리스크를 둘러싼 내홍이 계속되면서 텃밭의 집토끼마저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18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8.4%로 전주(54.6%)보다 6.2%포인트나 줄었다. 국민의힘 TK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4주(45.0%) 이후로 처음이다.

30대 지지율은 전주(36.6%)보다 9.7%포인트 떨어진 26.9%로 하락폭이 더 컸다. 국민의힘의 당 지지율은 전주대비 3.1%포인트 내린 33.9%,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11월3주 33.8%)까지 근접했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은 2.9%포인트 오른 48.8%을 기록, 양당 간 격차는 14.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당내 위기관리 대응 미흡·근로시간제 개편 영향

당 안팎에선 한달여간 이어진 당내 설화가 보수층의 지지를 철회한 계기로 봤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의 '4·3 기념일' 비하 발언과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등 실언이 잇따랐고, 이 과정에서 극우보수 수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연루된 점이 내홍의 불씨가 됐다. 당 상임고문을 맡았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 목사에 대한 '손절'과 김 최고위원의 징계를 촉구했지만, 김기현 당대표가 오히려 홍 시장의 상임고문직을 해촉하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확산됐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김 최고위원 등 연이은 설화에 전 목사와 홍 시장 참전, 이준석 전 대표 가세에 홍 시장에 대한 '당 상임고문 해촉' 논란까지 일어나 내부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TK 지지율 하락을) 저희들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유는 잘 아시다시피 여러 외교 관계 문제, 당내 설화 문제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내 설화가 정리된다고 지지율이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실은 위기 대응 능력에 관한 문제"라면서 "없는 위기 대응 능력이 갑자기 '앞으로 잘하자'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위기 극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근로시간 개편으로 MZ세대 지지 이탈

30대 지지층 이탈은 '주 69시간'으로 인식된 근로시간제 개편 탓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정이 지난달 6일 내놓은 근로시간 개편안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주 69시간 근로제'로 인식되면서 당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당정은 '프레임이 잘못 씌워졌다'면서 민간과 당정 협의를 대폭 늘렸지만, 개편안을 백지화하지는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근로시간 개편이) 영향을 미친 것이 여파가 계속 간다"며 "당 지도부가 1000원의 아침밥 등 청년 공략을 하고 있지만 그런 것이 감동이 있겠냐"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내년 총선 전 지지율 반등을 위해선 레드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레드팀이란 조직 내부에서 쓴소리 역할을 하는 단체를 일컫는다. 신 교수는 "보수 쪽에서는 지도부를 '친윤' 일색으로 꾸려놨더니 제대로 하는 게 많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당이 아직도 늙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천하람, 김용태 같은 사람을 전면에 등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레드팀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국민의힘은 생동적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등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부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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