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마이너스 통장 만기일을 알리기 위해 고객에게 전화했던 은행 콜센터 직원이 심한 폭언을 듣고 정신과 치료를 받기에 이르렀는데, 알고 보니 욕설을 퍼부은 고객은 같은 은행 부지점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은행 콜센터 직원 A씨는 지난 2월16일 마이너스 통장 연장 관련 건으로 고객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B씨는 "마이너스 통장 없다"면서 갑자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녹음 파일에는 이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A씨가 "마이너스 통장 부분으로 3월14일 연장이 필요하다고 만기가 확인되고 있어서"라고 말하자 B씨는 "마이너스 통장 없는데 어떻게 3월14일인 걸 알았어요?"라고 묻더니 돌연 A씨를 'XXX(욕설)'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B씨는 A씨에게 "XXX아,밥은 먹고 댕기니? 여보셔"라고 조롱 섞인 말을 건넨 데 이어 "XXX이네 완전히. XXX아, 나 대출 없다고"라고 욕설과 같은 말을 반복했다. B씨는 "XXX아, 나 대출 없다고. 그 옆에 책임자 바꿔봐"라며 책임자를 찾기도 했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A씨는 회사로부터 조퇴를 권유받았으나, 처음에는 공가 처리도 안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집에)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계속 권고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회사에서 처리해주고 가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라며 "유급으로 하는 게 아니고 조퇴 처리로 된다고 나중에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정신과를 찾았으며, 한동안 콜 업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는 보이스피싱으로 착각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과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은행은 "사내 교육은 하지만 개인적인 통화까지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