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전우원씨, 전씨 일가 중 첫 5·18묘역 간다

31일 오전 5·18 단체 관계자 공개 만남

국립5·18민주묘지 이동 헌화·참배 계획

1980년 5월 광주 학살의 핵심 인물인 고 전두환씨의 손자 우원씨가 오월 영령에 사죄한다. 전두환씨의 직계 가족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처음이며 노태우씨까지 범위를 넓히면 아들 재헌씨 참배에 이은 두 번째다.

5·18기념재단과 오월 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등은 30일 오전 회의를 열고 전우원씨의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입국 즉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곧바로 광주로 내려온 전우원씨가 숙소 앞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자민 기자

전우원씨는 31일 오전 10시께 5·18 유족 및 피해자와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뒤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국립5·18민주묘지로 이동해 5·18 첫 사망자인 김경철씨의 묘역과, 계엄군의 오인사격으로 12살의 나이로 사망한 전제수군의 묘역을 참배한다. 이와 함께 행방불명자 묘역도 둘러볼 계획이다.

5·18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하고 싶다며 자진 입국한 전우원씨는 입국 즉시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경찰에 체포돼 38시간가량의 조사를 마치고 곧바로 광주로 향했다.

전우원씨의 이런 행보는 그간 5·18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던 전씨 일가가 보였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5·18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의 책임자인 전두환씨는 2021년 11월 사망할 때까지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죄하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광주랑 나랑 무슨 상관이냐"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5·18 당시 신군부 핵심 인물인 전두환·노태우씨의 직계가 오월 영령을 참배하고 사죄한 것은 노태우씨 아들 재헌씨가 현재까지는 유일하다. 재헌씨는 2019년 8월 23일 5·18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광주를 방문해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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