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정기자
IT경기 부진으로 반도체 등 수출이 감소하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금액지수가 1년 전보다 7% 가까이 하락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친환경 전기차 수출 관련 화학제품 등의 수입 증가로 3% 오르면서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크게 내리면서 교역조건은 23개월 연속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올해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6.9%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지난해 10월(-6.6%), 11월(-11.5%), 12월(-12.3%), 올해 1월(-18.1%)에 이어 5개월 연속 내림세다.
품목별로는 운송장비(36.1%), 석탄 및 석유제품(12%) 등이 증가했으나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6.2%), 화학제품(-6.1%) 등이 급감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하며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8.3%) 등이 감소했으나 운송장비(33.5%), 석탄 및 석유제품(16.9%) 등이 많이 오른 영향이다.
2월 수입금액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각각 3.0%, 6.7%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와 수입물량지수 모두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7.7%), 제1차금속제품(-10.7%) 등이 감소했으나 광산품(16.7%), 화학제품(9.6%)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년 전보다 4.5% 떨어지면서 2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17년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8개월 연속 악화한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다. 수출가격(-7.9%)이 수입가격(-3.6%)보다 더 크게 내리면서 교역조건이 악화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의 경우 같은 기간 3.5% 하락해 13개월 연속 내렸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가 상승(1.1%)했으나 순상품교역조건지수(-4.5%)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보여준다.
한은 서정석 물가통계팀장은 "2월 수입금액지수가 상승한 것은 친환경 전기차 수출 관련 리튬 등 2차전지 제조를 위한 화학제품과, 난방용 천연가스 도입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올해 2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이틀 늘었고, 친환경차 수출 호조로 운송장비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2월 수출물량지수가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