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매장은 잊어라'…패션업계 부는 '공간 비즈니스'

판매 목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경험 제공

패션업계에서 ‘공간 비즈니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판매만 담당했던 오프라인 매장이 참여형 클래스와 전시를 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되는 것이다.

종로구 효자동의 아모멘토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제공=아모멘토]

7일 업계에 따르면 디자이너 브랜드 아모멘토는 지난 2일 종로구 효자동에 약 1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한 개 층을 브랜드 아카이브 존, 인스톨레이션 전시 공간, 라운지 등으로 꾸몄다. 쇼핑뿐 아니라 방문 고객이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비스킷도 오프라인 매장을 쇼핑, 카페, 클래스, 전시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설계했다. 용산구 경리단길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한쪽에선 쇼핑을, 한쪽에선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가 한꺼번에 제공되고 있다. 전시 공간엔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물이 진열돼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전시물은 한 달 단위로 바뀐다. 비스킷은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들이 쉬어가는 아지트 공간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발길이 준 오프라인 매장이 탈로를 모색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백화점 업계도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서비스를 갖춘 소형 문화 공간으로 오프라인 매장 변신을 시도했다. 미국 의류 유통업체인 노드스트롬이 소형 로드숍 매장인 노드스트롬 로컬을 출점하고 고객들에게 의류 피팅, 스타일링 등의 패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삼정KPMG는 ‘빅블러 시대와 유통업계 넥스트 비즈니스(Next Business)’를 발간하고 유통업계에 부는 새로운 바람으로 공간 비즈니스를 꼽기도 했다. 논문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에 고유의 판매 기능을 뺏기면서 일률적인 스토어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포맷을 지닌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어떻게 더 많은 물건을 파느냐’가 아닌 ‘어떻게 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공간 비즈니스는 오프라인 업계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전략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유통경제부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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