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기 떠올라 샀는데'…美파워볼 1조원 돈벼락

'하늘의 여왕'으로 불리는 보잉 747기를 연상시키는 상금 액수에 복권을 구매한 한 여성이 1등 당첨금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어번에 사는 베키 벨 씨는 지난달 미국 로또복권 중 하나인 파워볼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7억5460만달러(약 9795억원)으로, 파워볼 역사상 5번째로 큰 잭팟이다.

평소 20달러어치 복권을 사 온 벨은 당시 당첨금이 오르면서 미리 복권을 한 장 구매한 상태였다. 그리고 2월 초 미국 마켓인 프레드마이어에서 딸과 함께 장을 보던 중 복권을 더 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복권 자판기 모니터에 나타난 파워볼 잭폿 상금이 '7억4700만달러'를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서 공급망 분석가로 36년간 근무해온 벨은 이 숫자를 보자마자 보잉의 장거리용 대형 여객 '747기'가 떠올랐다고 했다.

보잉 747기는 1970년 취항 이후 반세기를 넘는 시간 동안 1574대가 생산된 장수 여객기로, 본격적인 장거리 항공 여행의 길을 열어젖힌 '하늘의 여왕'으로 불린다.

국제선 여객기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1990년대 중반 연비가 뛰어난 신형기들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여객기와 화물기 모두 단종됐다. 지난 1월31일 마지막 비행기를 화물항공사 아틀라스항공에 인도했다. 이는 벨이 747기를 떠올리며 복권을 구입하기 1주일 전의 일이다.

벨은 워싱턴주 복권 사무국이 낸 성명에서 "그때 갑자기 보잉 747기가 생각나 복권을 하나 더 샀다"고 말했다. 그날 산 복권에는 당첨 번호인 5, 11, 22, 23, 69과 파워볼 '7'이 찍혀 있었다.

파워볼 1등에 당첨되려면 '흰색 공' 숫자 1∼69중 5개와 '빨간색 파워볼' 숫자 1∼26 중 1개 등 6개 숫자를 모두 맞혀야 한다.

추첨은 2월6일에 있었지만, 벨은 처음에는 당첨 사실을 알지 못했다. 추첨 다음 날 당첨된 복권이 자신이 살고 있는 어번에서 판매됐다는 기사를 보고서야 "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퇴근 후 숫자를 맞춰봤다.

벨은 "그동안 복권을 사서 20달러 이상 당첨된 적이 없다"며 "당첨 사실을 알고 내가 받은 충격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냥 쓰러져 엉엉 울었다"고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국제1팀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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