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병증 환자, 대상포진 발병 위험 커…입원 위험도 높아'

서울아산병원 최종기 교수팀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종기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30대 간경변증 환자의 진료를 보고 있다.[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팀은 최근 간경변증이 있으면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 발병률과 입원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임상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IF=12.045)'에 게재됐다.

피부에 다발성 수포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대상포진은 주로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간 간경변증과 대상포진 발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해외 데이터거나 소규모 연구여서 국내 환자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2009~2015년 새롭게 간경변증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모든 성인 환자 50만4986명의 대상포진 발병률을 평균 6.5년간 분석했다. 우선 간경변증 환자 가운데 2009~2019년 사이 대상포진이 발생한 환자는 총 7만294명이었다. 대상포진 발병률은 1000인년당 21.6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간경변증 환자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21.6명에게서 대상포진이 발병한다는 의미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은 1000인년당 1.81명이었다.

나이·성별 등을 보정해 간경변증 환자와 간경변증이 없는 국내 전체 일반 인구를 비교한 결과, 간경변증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약 48% 높았다. 특히 20대 젊은 간경변증 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가장 컸다. 연령대별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은 20대에서 41% 높아졌다. 이 밖에 여성이거나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 복용자, 합병증이 동반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간경변증은 간 기능 감소와 동반된 면역기능장애를 발생시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대상포진이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연구는 해당 기간 내 모든 대한민국 성인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만큼 간경변증 환자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유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부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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