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3인분 '순천 먹튀남' 부모님과 찾아와 사과

"사과 받았으니 제보글 삭제"

70대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겹살 3인분을 먹고 돈을 내지 않은 채 그대로 도망간 남성이 결국 식당을 찾아와 사과했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순천 청암대 근처 식당 먹튀… 저희 부모님 식당에서 이런 일이’라는 게시글 올라왔다. 작성자는 “70대 부모님이 겨우 운영하는 식당인데, 먹튀한 놈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며 CCTV 영상과 사연을 공개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손님은 전날 오전 9시께 삼겹살 3인분과 김치찌개를 먹은 뒤 계산을 하지 않고 사라졌다. 식당은 전남 순천 청암대 인근에 있어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식당 주인인 70대 노부부는 아직 영업시간 전이었지만 대학생처럼 보이는 손님이 들어오자 ‘손주 같은 마음’에 주문을 받아줬다.

이 남성은 삼겹살 3인분과 공깃밥, 김치찌개, 음료수를 주문해서 혼자 먹었다. 작성자는 “부모님께서 ‘밤에는 아르바이트하고 낮에 공부하는 어려운 친구’로 생각해 장사를 준비하던 중에도 찌개까지 끓여줬다”고 밝혔다.

그런데 식사를 다 마친 남성은 노부부가 계산대를 잠시 비운 사이 계산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갔다. CCTV에는 그가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는 조용히 식당을 떠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작성자에 따르면 노부부는 “어려운 친구가 오죽했으면 그냥 갔겠냐. 놔두라”고 했으나, 작성자는 “CCTV를 확인해보니 고의인 것 같다. 혹시 다른 식당에서 (같은 피해를) 당하지 마시라고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0대 부모님이 하시는 식당이라 자식 된 마음에 화가 난다"며 “제발 우리 이러지 맙시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되자 CCTV 영상 속 남성의 신원이 추정된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특히 식당 인근 편의점에서 이 학생의 신원을 특정해 식당에 연락했는데도 노부부는 “얼마나 돈이 없었으면 그러고 갔겠느냐. 불쌍한 학생이니 그냥 두시라. 한 번 더 청년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문제 삼지 않았다.

작성자는 23일 다시 글을 올리며 “사건은 잘 마무리됐다. 청년과 부모님이 오셔서 사과했고, 저희 부모님과도 잘 마무리했다”면서 “사과받고 용서해주라는 의견이 많았고, 어찌 되었든 사과를 받았으니 마무리된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쓴 먹튀 관련된 다른 글은 삭제하겠다”면서 앞서 작성한 글을 지웠다.

이슈2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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