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하는 주말이다. 봄은 언제 올까. 달력상으로 3월은 봄의 시작이다. 다음 주 수요일부터 실질적인 봄이라는 말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다음 주부터 큰 추위 없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며 본격적인 봄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3월엔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세력 다툼을 한다. 따뜻한 공기가 북쪽 찬 공기를 북쪽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태양의 고도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는 점점 많아져 남쪽 따뜻한 공기가 우세해지지만, 시베리아 부근에 남아있는 겨울의 찬 공기가 가끔 내려온다. 그때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데, 이를 '꽃샘추위'라고 한다.
초봄이 지나 따뜻해지고 꽃이 필 때쯤 다시 날씨가 일시적으로 추워지는 현상이 꽃샘추위인데, 봄꽃이 피는 걸 시샘한다 해서 꽃샘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 기상 전문가들은 '특이일(特異日)'이라고 한다. 특수한 일기(日氣)가 우연히 자주 나타나는 특정한 날이라는 의미다.
김승배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기상청 전 대변인)은 25일 "따뜻한 공기가 지배하기 시작할 때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눈이 내릴 조건이 되면 3월 초에 폭설이 내리기도 한다"면서 "2004년 3월5일 대전에서 49㎝의 폭설이 내려 고속도로가 마비된 사태도 있었다. 그때 서울에서는 18.5㎝가 내렸다"고 꽃샘추위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2월에서 4월 초에 자주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4월 중하순~5월 초에도 꽃샘추위가 나타나기도 한다. 심할 경우 이상 저온과 냉해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2010년의 봄과 2013년의 봄은 3~4월에 유례없는 강한 추위로 인한 이상 저온현상으로 전국적 냉해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2021년 3월은 이례적 이상 고온으로 꽃샘추위가 없었지만, 4월 중순과 5월 초순에 뒤늦은 꽃샘추위가 덮치면서 추위에 떨기도 했다. 지난해는 3월에 한두 번 꽃샘추위가 있었지만 대부분 나날이 고온이었고, 4~5월에 꽃샘추위는 없었다.
김 본부장은 "올해도 역시 일시적인 이런 추위는 나타날 것"이라면서 "기온이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4월 이전에 한두 차례 꽃샘추위가 더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도 "중국 내륙에 폭넓게 자리 잡은 고기압에 의해 서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다"면서 "그러나 일시적으로 바이칼호 부근의 찬 공기 영향을 받을 때가 있겠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