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짠물' 수익분배에 뿔난 크리에이터…유튜브로 대거 넘어가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60초 이하 짧은 동영상인 '쇼츠(Shorts)' 서비스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튜브와 틱톡이 크리에이터 수익 분배를 두고 맞붙게 됐다. 유튜브는 1일(현지시간)부터 기존 수익 창출 프로그램인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에 쇼츠 동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포함해 광고 수익 일부를 분배한다.

지난해 5월 틱톡이 먼저 수익을 나누기 시작했지만, 팔로워 10만명이 넘는 크리에이터도 5달러(약 6100원)도 안 되는 수익을 받아 유튜브로 갈아탈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젊은 이용자 잡아라" 유튜브, 콘텐츠 잡기 나서

유튜브는 1일부터 기존 수익 창출 프로그램인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대상에 쇼츠 크리에이터를 포함한다. 미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유튜브가 지난해 9월 공개한 수익 분배 대상 기준은 구독자 1000명, 90일 내 쇼츠 조회 수 1000만회 이상인 크리에이터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크리에이터가 오는 7월 10일까지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약관에 동의해야 적용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매달 유튜브 쇼츠 사이에 나오는 광고 매출을 합산한 뒤 음악 저작권료 관련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수익에서 분배한다. 총 조회 수를 기준으로 해당 크리에이터의 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수익을 분배한다. 크리에이터는 할당된 전체 금액의 45%를 받는다. 유튜브는 발표 당시 "크리에이터의 성공이 곧 유튜브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가 쇼츠 크리에이터에 더 많은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는 젊은 이용자들이 짧은 동영상을 더욱 많이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인용한 모바일 분석 업체 '데이터.ai'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틱톡이나 유튜브와 같은 이용자 창출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간이 지난해 31억시간으로 집계됐다. 악시오스는 "10대 이용자의 증가는 대부분 짧은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으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유튜브는 긴 동영상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매출의 55%라는 비교적 높은 비율의 수익을 배분해 지금껏 고소득 '인터넷 슈퍼스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포천은 분석했다. 미 포브스 기준 지난해 1억1000만달러의 수익을 내 가장 수익 규모가 컸던 크리에이터 미스터비스트가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틱톡 보상 너무 적어 불만…쇼츠로 갈아탈 수도"

이번 유튜브의 정책 도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리에이터들이 이를 계기로 틱톡에서 유튜브 쇼츠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올리는 플랫폼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틱톡과 유튜브 쇼츠가 60초라는 짧은 동영상 서비스로 거의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어 크리에이터로서는 수익을 더 많이 나눠주는 플랫폼을 선택해 게재하는 것이 유리하다. 테크크런치는 최근 "유튜브 쇼츠가 틱톡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준비가 됐다"면서 "만약 유튜브 쇼츠가 틱톡보다 더 많은 수익을 크리에이터에 지급한다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튜브 플랫폼에 올리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틱톡은 유튜브보다 먼저 수익 배분에 나섰지만 크리에이터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틱톡은 지난해 5월 크리에이터 수익 배분 프로그램인 '틱톡 펄스' 발표하고 크리에이터가 느끼기에 가치가 있다고 느껴질 정도의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 경제 매체 포천은 지난달 24일 보도를 통해 팔로워 10만명 이상의 틱톡 인플루언서 7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 중 틱톡으로부터 분배받은 수익이 5달러를 넘긴 크리에이터가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수익 배분 조건에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요리, 패션, 뷰티 등 특정 카테고리여야 하며 비디오 조회 수 등 여러 요소를 포함한 최상위 4%에 해당하는 영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이에 해당하는 콘텐츠와 그에 따른 수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틱톡을 시작해 13만2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한 크리에이터 사브리나 조하르는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면 내가 진짜 일자리를 구해야 하므로 가치 있는 정보를 계속 올릴 수 없다"면서 틱톡과 함께 유튜브 쇼츠에 집중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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