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한기자
"현재 1개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 2~3개까지 매장을 늘려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기 광주시에서 GS25 광주산수로탑점을 운영하는 권웅희(27)씨는 1995년생이다. 해당 매장에서 스토어 매니저로 일하던 당시 기존 가맹점주로부터 인수를 권유받았고, 본인이 직접 운영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창업을 결심했다. 권 씨의 일과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아침 일찍부터 점포로 나와 직접 상품·매대 정리, 접객 등 업무를 직접 마친 후 오후 근무자와 교대한다. 그는 "매장 관리를 성실히 하면 할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성과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편의점에서 2030세대 가맹점주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편의점 시장이 대형마트 매출을 앞설 정도로 커지고,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창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결과다.
31일 GS25에 따르면 신규 가맹점주 중 2030세대 비중은 2019년 34%, 2020년 40.4% 2021년 40.6, 2022년 41.9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CU에서는 2019년, 23.4%, 2020년 23.3%, 2021년 29.4%, 2022년 32.8%로 집계됐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가맹점주들이 빠르게 늘면서 2030세대 비중은 전체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GS25에서는 20대 비중이 2019년 11.6%에서 지난해 14.2%로, 30대 비중이 19.6%에서 25.1%로 증가했다. 반면 40대는 32.2%에서 31%로, 50대는 24.5%에서 22.2%로, 60대는 11.4%에서 7%로 감소하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에서도 2030세대 비중이 2019년 37.1%, 2020년 37.9%, 2021년 38.5%, 2022년 39.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제 편의점은 주 고객층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도 MZ세대로 변모했다. 이들은 젊은 감각을 앞세워 신상품 및 트렌드 상품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중장년층 가맹점주와는 다른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핫템’, ‘품절템’ 등으로 불리는 인기 상품을 빠르게 도입해 고객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대에 배치해 매출을 높인다. 평균 66~83㎡ 수준의 점포에 가맹점주가 직접 취급할 상품을 발주하는 업태를 누구보다도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정보 수집과 홍보에도 뛰어나다. 최신 먹거리 트렌드와 다른 브랜드 편의점의 동향을 살펴 발 빠른 대응을 한다. 각 매장별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등 오프라인을 넘어선 온라인 집객 활동에도 매우 활발하다. 편의점 본사에서 제작한 홍보물은 물론 자신이 직접 만든 홍보물을 선보이는 등 판촉에도 남다른 면모를 보인다.
2030세대가 편의점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성장성에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은 쪼그라들었지만 편의점의 매출 상승세는 지속됐다. 채소·정육 등 신선식품을 대폭 확대해 편의점 장보기 트렌드를 이끌었고, 택배·은행 등으로 생활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가며 없어서는 안 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2021년 편의점 3사(GS25·CU·세븐일레븐)의 매출은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를 추월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소자본 시작이 가능한 편의점이 매력적인 창업 업태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며 "2030세대의 편의점 창업 문의가 지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