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열 KGBA 회장 '골프의 부정적인 인식 바꾸겠다'

토목공학과 출신, 공무원과 교사 이색 이력
골프장 이미지 ‘ESG 경영, 친환경 운동"
세금 개선, 내년 창립 50주년 '도약의 해'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겠다." 박창열 한국골프장경영협회(KGBA) 회장의 새해 포부다. 박 회장은 3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골프는 호화, 사치 스포츠라는 인식이 아직도 사회 전반에 깔려있다"면서 "세계 10위권 선진국 진입으로 국민 수준이 바뀌었는데, 골프는 과거 수십 년 전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골프가 당당한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청소년에게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고, 골프가 건강에 이롭다는 것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박창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은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ESG 경영과 친환경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제공=KGBA

박 회장은 2019년 제18대 회장에 취임했고, 2022년 연임에 성공해 2024년 3월까지 6년 동안 협회를 이끈다. 박 회장은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한양대 토목공학과 출신으로 광주시청 공무원, 광주대동고 교사 등을 역임했다. 이후 아버지가 운영 중인 건설회사로 이직했다. 박 회장은 "광주·전남권에 골프장이 단 한 곳만 있어 골프를 매우 좋아했던 부친과 직접 건설 작업에 돌입했다"면서 "1989년도에 전남 화순군에 부지를 사들여 남광주 골프장을 만들었고, 이후 전북 고창군 바닷가 폐염전 부지를 2002년에 매입해 현재의 비회원제 고창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 인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골프 활동 인구는 1176만명으로 2017년 대비 16.4%가 늘어났다. 골프 활동 인구는 20세 이상 인구 10명 중 3명이나 된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생각은 호의적이지 않다.

박 회장은 골프의 긍정적인 면을 알리기에 힘을 쓰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친환경 골프장을 정착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회장은 "내장객이 증가하면서 골프장의 사회적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2021년도부터 골프장의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골프장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을 위해 다양한 ESG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00대 플래티넘 클럽에 선정된 명문 회원제 골프장인 해슬리 나인브릿지는 국내 최초로 친환경 골프장 인증을 받았다. 이 골프장은 2014년에 영국 친환경 인증기관 GEO(Golf Environment Organization)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골프장’을 공인받았고, 그 후로도 지속적으로 재인증에 성공했다. 박 회장은 "GEO의 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녹지용지를 40%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해슬리 나인브릿지는 주변 수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녹지용지를 60% 이상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원사 골프장은 환경과 관련된 사회공헌 활동도 벌이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상생하며 환경도 보존하는 일석이조 활동이다. 웅진그룹의 계열사인 렉스필드CC는 수시로 인근 마을의 하천 대청소를 실시한다. 2008년에는 골프장 최초로 환경부장관상을 받았고,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친환경 골프장 톱 20’에 선정됐다. 박 회장은 "하천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환경친화적 활동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다"며 "모든 회원사가 친환경 골프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원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골프장의 요금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박 회장은 "회원사들에게 지나친 요금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면서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국회, 정부의 대응에 골프장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피력했다. 협회는 안전과 에티켓 지키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또 착한 골프장을 발굴하고 알리기 힘을 쓰고 있다.

박 회장의 좌우명은 성실이다. 골프장을 경영하면서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박 회장은 "성실한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애정도 많이 갖게 된다"면서 "성실한 직원들에게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협회 수장으로 있는 동안 ‘원형보전지’ 지방세 개정과 체육진흥기금 폐지 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동안 은행 차입금으로 소극적인 운영하던 협회를 변화시켰다. 지난해 차입금을 다 갚고 협회 회원사의 이익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일을 도모하고 있다.

박 회장의 가장 큰 난제는 재산세 중과, 개별소비세 등 세금 문제다. 박 회장은 "세금 문제를 풀지 않으면 이용료를 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골프장은 체육시설로 규정돼 있지만 지방세법에는 회원제 골프장이 여전히 도박장, 유흥주점 등과 함께 재산세 중과세 대상으로 묶여 있다. 개별소비세가 내국인 카지노의 2배, 경마장의 12배, 경륜장의 30배로 가장 높다. 박 회장은 "코로나19 이전 회원제 골프장의 60%가 적자경영을 했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골프장 이용객이 급증해 각종 요금 인상이 있었지만 신기루에 불과한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KGBA는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이다. 박 회장은 "새로운 반세기를 열어갈 협회의 CI 또한 교체할 예정"이라면서 "골프 관련 명사들도 초대해 의미 있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프장은 일률적인 요금제가 아닌 다양한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며 "합리적인 이용요금을 만들어 골프업계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하게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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