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 시장 뚫어라…국내 제약·바이오 브라질 잇따라 진출

치료제 기술수출 등 공략 속도
중남미 최대 규모…수요 증가세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27조원의 브라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브라질 기술수출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HK이노엔은 현지 3위 규모 제약사인 유로파마에 케이캡의 제조기술을 이전하게 된다. 계약은 허가 및 출시 단계별 기술료와 매출에 따른 로열티까지 받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연간 약 8000억원으로 세계 6위 규모로 평가받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최근 브라질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브라질 정부의 의약품 사업 수주에 2년 연속 성공했다. 공급 규모는 34만2000바이알로, 일반 공급 물량까지 고려한다면 현지 점유율이 80%를 웃돌 것이라는 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엘앤케이바이오가 브라질 현지 유통업체와 4000만달러(약 490억원) 규모의 척추 임플란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에는 SK바이오팜이 브라질 제약사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81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역시 지난해 브라질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사진=HK이노엔 제공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브라질 의약품 시장은 약 225억달러(약 27조원)로 중남미에서 가장 크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8위 정도로, 전 세계 시장의 3%가량을 차지한다. 현지의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기회 요인이다. 브라질 정부의 공공의료 보장 확대에 더해 고령인구 및 만성질환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코트라(KOTRA) 상파울루무역관에 따르면 브라질 제약시장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가량 증가했다. 브라질 제약시장의 수입금액이 수출금액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수입에 의존적인 점도 시장 진입 매력을 높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7일 주브라질대사관,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과 공동으로 브라질 제약시장 진출 설명회를 열었다. 국내 바이오 기업과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명회에서는 브라질 진출의 기회 요인과 인허가 절차 등이 다뤄졌다.

다만 현지의 인증 절차가 까다롭고 소요 기간이 긴 점은 유의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의 인증이 필수적인데, 인증을 위해서는 현지 사업자등록이 필수다.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소요 기간이 긴 데다가 일정 주기로 인증을 갱신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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