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49%…전세 턱밑까지 쫓아왔다

12월 전월세 1만6805건 중 8277건
2010년 관련 통계 공개 이후 최고치
새 임대차법, 고금리, 전세 사기 등 영향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월세 전성시대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50%에 육박하며 전세 턱밑까지 쫓아왔다. 고금리 시대 이자 부담은 커지는데 집값 하락으로 ‘깡통 전세’, ‘전세 사기’ 위험이 높아지자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가 강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8277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전월세 거래 1만6805건 중 49.25%에 해당한다.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20년 31.4% 2021년 38.5%였다. 지난해 1~3월까지만 해도 40%대에 불과하던 월세 비중은 6월 44.9%, 11월 46.3%로 오르더니 12월 49%를 넘어서게 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증가의 군불을 땐 것은 2020년 8월 시행된 새 임대차법이다. 전세 계약을 갱신해 한 집에서 4년을 사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고 불가피하게 월세를 선택한 이들이 생겨났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했다. 연 2~3%대였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지난해 하반기 연 7%로 치솟자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에 월세가 세입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

최근에는 빌라왕 등 건축주와 분양업자, 공인중개사까지 낀 대규모 전세 사기가 드러나면서 세입자의 전세 기피도 심해졌다. 집값 하락으로 깡통 전세가 흔해지자 전세금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한 총액은 9241억원에 이르렀다. 5년 전인 2017년 583억원 대비 16배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 때는 전세 매물이 없어 불가피하게 월세를 선택했다면 지금은 매물이 있지만 전세 대출 금리가 높고 전세 사기, 깡통 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 세입자의 월세 선호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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