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슈+]중동서 첫 주류세 폐지한 두바이, 관광허브 노린다

"사우디도 관광객 음주 허용 검토"
두바이, 경제 2배 확대 'D33' 계획 수립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구성국 중 하나인 두바이가 중동국가들 중 처음으로 외국인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주류세를 전격 폐지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당시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주류판매가 큰 수익을 내면서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과감히 주류세 수입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그동안 외국인과 관광객들의 음주까지 금지해왔던 주변 중동국가들도 두바이의 주류세 폐지를 계기로 변화의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두바이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Vision 2030)'에 대적할 장기 투자 프로젝트인 'D33'을 발표하는 등 중동 관광허브 자리를 놓고 중동국가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주류세 폐지소식에 손님들이 몰려든 두바이의 한 맥주집 모습. 두바이=AP·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때 관광객 2배 급증…음주사고 우려도 제기

[이미지출처=visitdubai.com]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가 두바이 당국의 주류세 폐지 소식에 그동안 외국인과 관광객들에게도 금지됐던 자국 내 음주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바이가 주류세 폐지로 서구권 관광객들 대거 유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음주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바이는 이달 1일을 기점으로 기존 30%에 달하던 주류세를 1년동안 한시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지난 1일 두바이에서 주류를 유통하는 MMI(Maritime and Mercantile International)와 아프리카앤이스턴(African & Eastern)은 주류 구매에 필요한 개인 면허 수수료를 폐지하고 제품 전반에 세금 면제를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주류세 폐지 방침 발표는 두바이의 통치 가문인 알 막툼 왕가의 뜻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 정부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당시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으며, 전년대비 180% 이상 관광객이 늘어났던 것으로 집계됐다. 카타르 정부가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장 내 주류의 반입과 음주를 철저히 금지하고 지정장소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만 음주를 허용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자유로운 음주를 위해 두바이를 찾은 바 있다.

다만 앞으로 음주관련 단속, 외국인 관광객과의 충돌이 잦아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두바이에서는 주류세를 폐지하면서도 공공장소와 길가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검출된 외국인이나 관광객은 여전히 현행범으로 체포해 감옥에 구금하고 있다"며 "외국인 수천명이 갑자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비전 2030' 대적할 'D33' 계획 발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두바이가 전격적으로 주류세를 폐지하며 대규모 관광객 유치에 나서려는 것은 향후 국가 경제규모를 2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D33'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의 '비전 2030'에 대적할 지역의 경제 강국을 키워내겠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4일 UAE 부통령 겸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두바이는 앞으로 2033년까지 100개의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해 32조디르함(약 1경1000조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것"이라며 "해당 계획은 D33으로 명명하며 이 계획을 통해 외국인 직접 투자는 연간 600억디르함을 넘어설 것이며, 두바이는 세계 3대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바이는 주류세 폐지 뿐만 아니라 기존 이슬람 율법을 깨고 다양한 개방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혼 남녀의 동거를 허용했고, 종전 금·토요일이었던 휴일도 토·일요일로 변경했다.

국제2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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