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i>"아무래도 외국인 손님이 많이 오다 보니 코로나19 때랑 비교하면 매출이 확실히 늘었죠."</i>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로 하늘길이 열렸다. 새해 지난 5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엔 모처럼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골목마다 눈에 띄었다.
'K뷰티 성지'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여정도 한창이다. 명동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권 중 하나다. 명동은 이태원, 홍대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적지 않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한때 명동 일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무려 50%까지 치솟기도 했다. 점포 두 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이날 화장품 매장들은 내외국인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몇몇 직원들은 매장 앞 매대에 제품을 가득 채우며 진열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고, 일부 가게는 직원들이 밖에 나와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화장품 가게 직원 유모씨(49)는 "외국인 손님들은 한번 오면 화장품을 거의 종류별로 사 가기 때문에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요즘은 동남아시아·미국 등에서 많이 오고, 이번 주는 일본이 신정 연휴기간이라 일본 관광객이 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올해 관광객이 더 많이 몰려올 것 같다"며 "매출적으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드샵 매장에서 2개월째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30대 이모씨는 "점장님 말에 따르면 확실히 코로나 때와 비교해 지금 손님이 더 많이 온다고 하더라"며 "코로나 때는 인근 화장품 가게가 많이 폐업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추운 날씨 탓인지 2개월 전에 비해선 손님들이 덜 오는 것 같다"면서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손님들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서울관광정보센터를 찾은 외국인은 49만276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명동관광정보센터'로 총 1만2801명이 다녀갔다. 내국인을 포함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1만5747명으로, 81%가 외국인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 명동 관광정보센터의 외국인 비중은 30%에 불과했다.
다만 양손 쇼핑백 가득 K뷰티를 쓸어담던 중국 관광객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다.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 대한 방역 강화 방안이 2일부터 시행되고 있는만큼, 당분간 '큰손'들의 쇼핑을 기대하긴 힘들다. 실제로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항공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명동 B뷰티샵 직원 고모씨(26)는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1시간도 안 돼서 외국인 손님들이 마스크팩 등을 많이 사 갔다"면서도 "아직 중국인 손님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했다.
한편 명동 상권이 차츰 회복세를 보이자 뷰티업계는 명동 영업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6월부터 명동에 위치한 명동유네스코점, 명동충무로점 2곳 운영을 재개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자 매장 운영을 약 1년 6개월간 중지한 바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