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크림도 동났다'…카페 자영업자 연말 대목 울상

달걀값 급등 이어 생크림도 품귀
소비심리 위축에 자영업자 '이중고'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연말 대목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에 이어 달걀 가격 급등과 생크림 품귀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이중고를 겪는 탓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등에선 생크림 제품 품절 사태가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케이크와 빵 제조에 필요한 생크림 수요는 통상적으로 연말에 크게 늘어나는데 이런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현재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온라인몰 '나100샵'에선 업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서울우유 생크림 500㎖ 제품이 일시품절된 상태다. 다른 쇼핑몰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은 빠르게 재고가 동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오픈마켓에선 원래 가격의 2배가량 가격을 높여서 파는 경우도 생겨났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생크림 수요가 몰리는 이달이 지나면 수급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네 빵집이나 디저트 카페 등은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생크림 수요가 더 늘면서 주말간 이어진 크리스마스 대목을 눈뜨고 놓친 경우도 적지 않다. 자영업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여분을 구하거나 거래처를 묻는 글이 수시로 올라오는 상황이다.

서울 양천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예린씨(32·가명)는 "거래처에서 원래 받던 제품 재고가 모자란다고 해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제품과 섞어서 물건을 받고 있다"면서 "이달 말까지 케이크나 베이커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 재료로 널리 사용되는 달걀 가격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달걀 한 판(특란 30개)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6672원이다. 1년 전인 6397원보다 4% 이상 비싸졌고, 평년(5547원)보다는 20% 상승한 수준이다. 일주일 이상 이 가격이 유지되면서 평균 소비자가가 7000원을 넘길 것이란 예상도 일각에서 나오는 중이다. 이미 7000원 넘게 판매하는 곳도 많다. 전국 가금농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이 확산하면서 수급 불안 심리가 커진 것이 달걀값을 끌어올린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사료 가격 상승도 이를 부추겼다. 달걀 가격 폭등은 외식업계뿐만 아니라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과 전반적인 물가 상승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국내 달걀 수급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달걀을 수입할 예정이다 우선 내달 중 초도물량으로 스페인산 달걀 121만 개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소비 심리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국은행의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88.8) 대비 2.3포인트 떨어진 86.5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하락한 수치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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