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쫓기고 모바일 멀고...포트폴리오 구축 어려운 삼성반도체

상위업체 5곳 3분기 매출 ↑
삼성전자만 -0.1%

갤럭시S23 출시 전인데
엑시노스 품질논란 부담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메모리 세계 1위 업체지만 경기 사이클 때문에 고전 중인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포트폴리오 구축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위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선 3위에게도 쫓기고 있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부문에서도 품질 논란 때문에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20일 대만 시장정보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파운드리 매출 상위 1~6위 업체 모두 전 분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1위 대만 TSMC는 11.1% 늘어난 201억6300만달러(약 26조2930억원), 3위 대만 UMC는 1.3% 증가한 24억7900만달러(약 3조2330억원), 4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는 4.1% 늘어난 20억7400만달러(약 2조7040억원), 5위 중국 SMIC는 0.2% 증가한 19억700만달러(약 2조4870억원), 6위 중국 화홍그룹은 13.6% 증가한 12억달러(약 1조565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0.1% 감소한 55억8400만달러(약 7조2350억원)에 그쳤다.

대만, 미국은 물론 중국 업체 등과도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 파운드리 시장이 인공지능(AI), 5세대(5G) 통신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 반도체 수요 증가로 장기적인 성장 동력(모멘텀)이 높다고 평가받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대만, 미국에 비해 팹리스 생태계 등이 덜 갖춰진 것은 부담이다. 퀄컴, 엔비디아 등 팹리스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수율을 높이는 작업에 한창이며 외형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주에 짓고 있는 170억달러(약 약 21조7000억원) 규모 팹에 내년 1월께 장비가 들어갈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인 점도 호재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파운드리 부문 사업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 테일러 신규 팹 준공 여부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모바일AP 쪽 상황은 더 심각하다. MX(모바일경험)부문이 내년 2월 갤럭시S23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삼성전자의 DS(반도체)부문이 만드는 엑시노스보다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주로 탑재하고 있다.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4· 플립4'에 이어 갤럭시S23까지 스냅드래곤 위주로 갈 경우 DS부문의 모멘텀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갤럭시S22 출시 직후 게임 실행 과정에서 다른 기능을 강제로 제한하는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사태 때문에 엑시노스의 품질이 도마에 오른 게 부담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지난해 4분기 세계 AP 시장 점유율은 4%다. 한 해 전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MX사업부 내에 AP 개발 전담 조직을 만들고 퀄컴 근무 경력이 있는 최원준 부사장을 AP솔루션개발팀장으로 앉혔다. '갤럭시 전용 칩'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차세대 (세트) 제품 출시에 맞춰 엑시노스 신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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