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조슬기나특파원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2월의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고용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94.76포인트(0.56%) 떨어진 3만4395.0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54포인트(0.09%) 낮은 4076.57에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45포인트(0.13%) 상승한 1만1482.45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S&P500 11개 업종 중 7개가 하락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 중에 세일즈포스는 브렛 테일러 공동 최고경영자(CEO)의 사임 여파로 전장 대비 8.27% 하락 마감했다. 코스트코는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판매 수치가 공개되며 6% 이상 밀렸다. 할인업체 달러제너럴은 비용 상승으로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7.56% 떨어졌다. JP모건체이스(-1.40%), 웰스파고(-2.25%) 등 대표 금융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메타플랫폼(+1.98%), 로블럭스(+5.10%) 등 대표 메타버스주들은 오름세였다.
이날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의 전날 발언을 소화하면서 Fed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 소비지출(PCE)가격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 국채 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9월의 상승폭(6.2%)보다 소폭 둔화한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PCE는 전년 동월 대비 5.0%,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근원 PCE 상승폭 역시 9월(5.2%)보다 내려갔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시장 전망치(0.3%)를 하회했다.
근원 PCE는 Fed가 인플레이션 추이를 관찰할 때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로 꼽힌다. 특히 이러한 수치는 앞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7%대로 꺾인 이후 나와 시장의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를 더욱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전날 파월 의장은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이르면 12월부터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속도조절 방침을 확인한 상태다.
이제 투자자들은 다음날 공개되는 고용보고서를 대기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0만명 증가에 그쳐 전월보다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률, 임금폭도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포인트다.
오안다의 에드와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투자자들이 금요일(2일) 고용보고서를 대기하고 있어 전날과 같은 랠리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 데이터를 소화하면서 증시가 이전 이익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베르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메건 호먼 최고투자책임자는 다음날 고용보고서에서 Fed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없을 것이라는 큰 숫자가 나올 경우 시장을 더욱 놀라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날 공개된 실업지표에서는 예상보다 탄탄한 노동시장이 확인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1월20~2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5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6000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감소폭은 시장 전망치(5000건 감소)를 웃돈다. 다만 지난 주가 연휴시즌임을 고려할 때 이 수치만으로 노동시장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ISM이 공개한 11월 제조업 공급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기준선 50을 밑돌았다. 이는 2020년5월 이후 처음이다. 50 이하는 수축을 의미한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52%선까지 밀렸다. 장중 한때 3.505%를 찍기도 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4.23%로 내려갔다. 이는 전날 파월 의장의 속도조절 발언에 이어 이날 물가 지표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며 인상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1%이상 밀려 104선으로 내려갔다. 반면 금 선물은 3% 이상 뛰어 올라 2020년4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7센트(0.83%) 오른 배럴당 81.22달러로 마감했다. WTI 가격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는 중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방역규제가 완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여파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은 오는 4일 예정된 산유국 회의, 5일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및 가격상한제 시행에도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EU집행위원회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배럴당 60달러로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