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플랫폼 집중? 카카오 개인의 문제?…시험대 오른 플랫폼 경제

화재 하나로 일상 마비...일부 서비스는 복구 예측 불가
플랫폼 의존도 높아졌지만..."부작용·대비책 고민 부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지난 15일 SK(주)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이틀째 먹통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에도 장애가 속출하면서 국민 대부분이 큰 불편을 겪었다.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화재 하나로 일상이 마비되면서 하나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연결된 '플랫폼 경제'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정치권과 업계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급성장해온 플랫폼 경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화재→전원차단→서비스 중단, 악몽의 주말

1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33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데이터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실의 배터리를 보관하는 선반에서 불이 났고 8시간여 뒤인 오후 11시46분께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서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카카오, 네이버의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포털), 카카오맵(지도), 카카오페이(송금), 카카오모빌리티(택시·대리 호출), 카카오게임즈, 멜론 등 대다수 서비스가 중단됐다.

화재 발생 날인 지난 16일 오전 1시30분께 카카오톡의 메시지 수발신 등 일부 기능이 복구됐지만 이날 오전 9시 현 시점까지 ·카카오 메일이나 검색 등 일부 기능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완전한 복구 시점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복구가 늦어지는 사이 피해가 속출했다.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 없어 일일이 문자 메세지를 보내야 하는 불편함부터 영업이 막혀 생계에 지장이 생긴 사업자들이 줄을 이었다. 카카오T로 영업하는 택시·대리기사나 카카오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입점업체, 카카오워크 등 업무툴을 이용하는 기업 등 피해가 광범위했다. 카카오톡, 지도 등에 연동된 공공 서비스도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톡 월간활성사용자(MAU) 수가 47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피해를 보지 않은 국민은 거의 없었다.

백업망 소홀히 한 카카오에 일차 책임…정치권은 플랫폼 규제 고심

전 국민이 유·무형의 피해를 보면서 카카오 책임론이 일고 있다. 단순 화재에도 서비스 먹통 사태가 오랫동안 이어졌기 때문이다. 자체 데이터센터 없이 한 데이터센터에 서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국민 서비스를 운영하는 만큼 위기대응 시스템을 철저히 마련하고 백업망을 신중하게 운영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선 플랫폼 경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민해야 한다는 반성이 나온다. 디지털 사회로 가면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이나 대비책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일단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강화하는 한편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플랫폼 자율규제 논의도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로 우리 삶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된 것에 비해 관련 정책이나 규율은 속도를 따르지 못했다”고 짚었다.

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플랫폼 기업이 계열사 확장 등 성장에만 집중해 위기 대응이나 사회적 책임에 소홀했다는 비판이다. 카카오는 일단 서비스 정상화에 집중하고 향후 피해보상과 재발방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사태 관련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홍은택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번 사고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현재 서비스를 정상화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관계 당국의 우려를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강도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한 보상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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