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봉투’ 손에 쥐고 런웨이 활보한 모델들

佛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 갑자칩 모양 클러치백 출시
망가진 운동화 등 ‘명품’에 대한 환상 깨는 패션 아이템 선보여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최근 레이즈(Lay's) 감자칩과 꼭 닮은 모양의 클러치백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br /> 사진은 외국 마트에 진열된 레이즈 감자칩.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파격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화제를 모으기로 유명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이번엔 '감자칩' 모양 클러치백을 내놓았다.

최근 발렌시아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2023년 여름 컬렉션에 '레이즈(Lay's)' 감자칩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인 것.

심지어 다양한 맛의 제품 라인을 갖추고 있는 감자칩과 마찬가지로 클러치백도 클래식, 매운맛, 라임 맛 제품을 따라 여러 가지로 만들었다. 가죽으로 만들었지만 백이지만 얼핏 봐서는 진짜 감자칩 봉투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흡사한 외양이다. 봉투 윗부분에 해당하는 위치에 지퍼를 달았고 레이즈 로고 아래에 '발렌시아가(Balenciaga)'라는 글자를 넣었다.

레이즈는 미국 펩시코가 만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자칩으로, 1940년 출시한 장수 아이템이다. 게다가 미국은 물론 유럽·이집트·중국·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현지화한 다양한 품목을 내놓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대표적인 '효자상품'이다. 국내에서는 2007년과 2014년에 롯데제과가 정식으로 수입한 적이 있지만, 국내 제품들에 밀려 자취를 감췄고 현재 대형마트 등의 수입품이나 직구로 구입할 수 있다.

무심한 표정으로 구겨진 감자칩 봉투를 손에 쥔 채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을 보고도 패션계에서는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며 별로 놀라워하지 않는 반응이다.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는 파격적이다 못해 기괴한 느낌의 패션 아이템을 연달아 선보여 '어글리 패션의 아버지'라는 별명까지 얻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겨울 컬렉션에서도 쓰레기봉투와 완전히 똑같은 모양에 이름까지 '쓰레기'인 트래시(trash) 백을 공개했고, 이전에도 완전히 망가진 운동화, 이케아 쇼핑백과 똑같이 생긴 가방 등 기존의 '명품'에 대한 대중들의 환상을 완전히 부수는 패션 아이템들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외양이 저렴해 보인다고 가격까지 저렴하지는 않다. 90% 송아지 가죽, 10% 양가죽으로 만든 트래시 백의 가격은 228만원이고,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감자칩 백 가격은 1800달러(약 26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레이즈칩 클래식은 한 봉지에 약 4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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