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에 걸쳐 있는 목동신시가지 단지들이 입지에 따른 매매가격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하철 5호선 목동역과 오목교역을 사이에 두고 동(洞)이 나뉠 뿐인데 집값 낙폭은 2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에 속한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면적 66㎡는 지난달 19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평형이 지난해 4월 17억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2억원가량 뛴 가격이다. 목동신시가지6단지 전용 47㎡는 가장 최근 14억원에 손바뀜했는데 지난해 12월 매매가격(14억7000만원)과 비교해 큰 조정은 없었다.
목동은 강남구 대치동 다음으로 손에 꼽는 학군지다. 목운중·강서고 등이 목동에 위치하며, 목동역 초역세권인 목동신시가지7단지가 대장 아파트로 불린다. 학원과 상업시설은 오목교역 일대에 많은데 양천구를 넘어 강서·구로구, 경기 광명, 인천 등에서도 교육 목적으로 오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목동 전세 시장에 불황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매 시장 역시 매도자들의 힘이 센 편이다.
반면 같은 단지이지만 신정동에 있는 목동신시가지11단지 전용 51㎡는 직전 거래인 6월(11억6500만원)보다 약 2억원이 내린 9억80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목동신시가지13단지 전용 98㎡도 5월 20억1000만원에서 9월 17억4000만원으로 2억7000만원이나 떨어졌다.
교육·교통 인프라가 목동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른바 '갭 투자'가 불가능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압구정동, 여의도, 목동, 성수동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1년 연장했다. 실거주 목적의 매수만 가능해져 주변 환경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고, 학군지답게 배정 학교 등이 집값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일대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매매가 많지는 않지만, 교육 위주의 수요가 많은 만큼 같은 목동신시가지 단지여도 동에 따라 집값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꾸준히 들려오는 재건축 이슈는 단지 구분 없이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