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30원 육박…'역외 환율 급등'

개장과 동시에 1420원 돌파
장중 1430원 육박하며 급등세
역외 환율 널뛰기에 변동폭 ↑
외환당국 대응에도 속수무책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ㆍ달러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6일 1420원을 돌파하며 13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외국인 투기거래가 맞물리며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이 급등한 영향이다. 외환당국은 주말새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 등 각종 외환시장 안정 방안을 내놨지만 ‘킹달러’(달러 초강세) 앞에 속수무책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7원 오른 1419.0원 출발한 뒤 곧바로 1420원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31일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이날 오전 장중 1429원대까지 오르는 등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상단을 폭넓게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 달러당 15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국내시장 마감 이후 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이 1420원 안팎까지 치솟은 것이 이날 서울 외환시장의 현물 환율을 급격히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역외세력이 주로 참여하는 NDF 시장은 투기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 외국환은행에서 순매입한 NDF 규모는 60억8000만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주 국민연금과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체결 계획을 밝혔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약 80억달러의 조선사 선물환 매도 물량이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로 공급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환율 상승세를 막진 못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안정 의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일본의 확고한 완화적 스탠스에 자금은 달러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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