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속으로]상장 한달 만에 개미 무덤된 쏘카…공모가 반토막 눈앞에

수요예측 참패에도 상장 강행
기관 물량 쏟아지며 연일 신저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수요예측 참패에도 상장을 강행했던 쏘카가 연일 신저가를 새로 쓰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 심화, 재무구조 취약 등 주가 모멘텀이 부재한데다 상장 이후 의무보유에서 자유로운 기관투자자들의 물량이 지속해서 출회되는 점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쏘카는 전거래일대비 3.31% 하락한 1만75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상장 이래 최저가다. 쏘카는 지난달 22일 코스피시장에 공모가 2만8000원에 입성했다. 상장 바로 다음 날인 8월 23일 장 중 한 때 2만96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연일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 19일에는 2만원 선도 내주며 매일 신저가를 새로 쓰고 있다. 상장 전만 해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인정받은 유니콘 기업이었으나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약 9660억원, 현재 시가총액은 5743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쏘카의 부진은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금리 인상 및 경기침체 우려로 특히 쏘카와 같은 성장주에 불리한 증시 환경인데다, 상장 전 수요예측 단계에서 이미 흥행 참패를 경험하면서다. 앞서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약 56대 1을 기록, 공모가 희망 범위 3만4000원~4만5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2만8000원으로 몸값을 낮춰 상장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 역시 근래 들어 최저수준인 14.4대 1을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상장 이후 기관투자자들에게 배정된 물량이 계속해서 시장에 나오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쏘카는 기업공개(IPO) 당시 기관 투자자에게 전체 유통물량의 67.1%에 해당하는 244만주를 배정했다. 외국인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 26만주를 제외한 218만주가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됐는데, 이 중 약 200만주가 의무보유에서 자유로운 물량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속적으로 매물을 내놓으며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오늘 딱 상장 한달 째를 맞는 쏘카는 이날로부터 보호예수 해제 물량만 197만4524주로, 추가 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현재 거래 중인 주식의 41.58%에 해당하는 규모다.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 심화, 취약한 재무구조 등도 위험 요소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79.6%에 달하는 과점 기업이기는 하나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할 경우 시장 점유율 감소와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 리스크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쏘카가 올해 하반기 매출원 다각화 및 수익성을 확인한다면 주가 상승 여력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외 모빌리티 플랫폼 중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시화된 유일한 기업"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카셰어링 부문 탑라인 성장에 따른 수익성과 데이터 활용을 통한 비용개선이 확인될 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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