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기관에 첫 외국인 이름 사용

국가보훈처, 회의실 명칭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 이름 따 사용
육사 건립에 기여해 한국 군의 아버지 호칭… 아들도 한국전서 목숨 잃어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보훈처 회의실 명칭을 ‘밴플리트 홀’로 명명하는 행사에서 밴플리트 장군과 6·25전쟁에 참전한 그의 아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을 회의실 앞에 걸고 있다. (사진제공=보훈처 제공)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국가보훈처가 정부세종청사 내 보훈처 건물 5층 회의실의 이름을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의 이름으로 바꿨다. 한국 정부 시설에 외국 고위급 군인이나 정치인 등의 이름을 붙인 것은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붙인 ‘평화실’이란 명칭을 사용해왔다.

밴 플리트 장군(1892∼1992)은 1951년 4월부터 미8군사령관으로 참전해 중공군의 공세를 꺾고 전선을 북위 38도선 북쪽으로 올리는 데 기여했다. 그는 한국 부임 직후 ‘승산이 없다, 동경으로 철수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건의에 "나는 승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함께하기 싫다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며 일갈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밴플리트 장군은 한국 육군사관학교 설립에도 기여했고 전역 후에도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설립해 한미 우호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1960년 육사 교정에 밴플리트 동상이 세워졌고 많은 군인이 그를 ‘한국군의 아버지’라고 불렀다.

그의 아들 제임스 밴플리트 2세도 6·25전쟁에 자원해 B-26 폭격기 조종사(미 공군 대위)로 활약하다 1952년 4월 4일, 북한의 순천 지역(해주 부근)에서 폭격 임무를 수행하던 중 대공포를 맞고 실종됐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전날 밴플리트 장군 부자의 모습이 담긴 액자를 회의실 벽에 부착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유엔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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