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민기자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오모씨(40)는 A씨와 선후배 사이로 10년 동안 알고 지냈다. 그러다 오씨는 A씨에게 수천만 원 가량의 빚을 지게 되자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씨는 A씨가 마시던 술잔에 수면제를 탔으며 A씨가 잠들자 차에 태워 경기도 김포 아라뱃길로 이동했다. 그는 A씨 다리에 10kg짜리 바벨 원판을 매달고 둔기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시신을 유기했다.
A씨의 가족들은 A씨가 돌아오지 않자 다음 날 오전 9시께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실종 수사 과정에서 타살 정황을 확인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지난 9일 오전 11시 40분께 경찰은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오씨를 피의자로 특정했고 그는 경남 거제시까지 도주했다 지난 11일 오전 2시 30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오씨는 “피해자가 마시던 술잔에 수면제를 탔다” 등 범행 수법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과정 및 동기 등을 계속 수사하며 지난 12일 살인 혐의로 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결국 서울서부지법 김유미 영장전담판사는 다음 날 오후 증거 인멸 가능성과 도망갈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채무 관계로 갈등을 빚다 살인까지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지난 7월 2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마포구 상암동에서 채무 관계를 이유로 건설사 임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장모씨(55)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장씨는 지난 2월 40대 남성 B씨가 운영하는 회사 사무실 계단에서 건물 명도소송 관련 합의금을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준비된 흉기로 그를 약 26회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B씨와 유치권 관련 분쟁을 주고받으며 “농락당하고 약 올렸다”라며 국민참여재판까지 신청해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자 했다.
하지만 배심원과 재판부는 검찰의 손을 들었다. 당시 안 부장판사는 “장씨의 주장처럼 돈을 돌려받지 못해 피해자를 만나러 갔거나 흉기를 본 피해자가 목을 졸랐다는 주장을 참작한다고 하더라도 유리한 정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며 징역 30년 선고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10년 부착, 특정범죄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