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수 증가 꼼꼼히 따져보니…고령층, 젊은층 기피직에 몰려

청년층 여성 음식숙박업 임시직 많고
일자리 찾지 못한 고령층 농림어업직 밀려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올해 상반기 청년층·고령층 취업이 늘면서 취업자수가 작년 같은 달 대비 94만1000명 증가하는 등 큰 폭의 호조세를 보였지만 청년층 여성의 경우 음식숙박업 임시직 증가가 상당했고, 고령층은 소규모 사업체 생산·현장직과 같이 젊은층이 기피하는 직종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활동참가율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최근의 경활률 상승은 청년층과 고령층에 주로 기인했다. 청년층의 경우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경활률이 크게 상승해 경활인구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 6월 청년층 인구는 감염병 확산 이전 대비 4.7% 감소한 반면, 경활률은 1.9%포인트 상승해 경활인구는 1.0% 감소에 그쳤다.

고령층의 경우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경활률도 상승해 경활인구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6월 고령층 경활률은 2020년 1월 대비 1.5%포인트 상승했으며, 경활인구는 감염병 확산 이전 대비 16.6% 증가해 다른 연령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30~59세 핵심층의 6월 경활률은 2020년 1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다른 연령층 대비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수요 측면에서도 올해 상반기 구인인원은 전년동기대비 26.8% 늘어 큰 폭으로 확대됐는데 대면 활동 확대에 따른 여행 관련직, 청소·방역·가사 서비스 관련직, 경비직 등의 노동수요가 증가한 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음식숙박업 임시직을 보면 올해 상반기 청년층 여성 취업자수 증가분(전년 동월 대비)의 25.1%가 음식숙박업 임시직 증가에 기인했다. 다만 음식숙박업 임시직 여성 중 청년층 비중은 지난해 6월 44.4%에서 올해 6월 47.9%까지 상승했지만 이들 중 52.7%가 5인 미만 영세업체에서 근무하고, 주당 근로시간도 평균 19.1시간으로 짧아 고용의 질은 취약했다.

고령층의 경우 제조업 생산직, 건설업 현장직, 청소·경비 등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에 종사하는 생산·현장식과 농림어업직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증가했다. 고령층 취업자수 증가분 중 생산·현장직과 농림어업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6.6%에서 올해 상반기 61.3%로 크게 상승했다. 소규모 사업체 생산·현장직의 경우 노동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에서만 취업자수가 증가했는데 이는 다른 연령대의 중소기업 생산·현장직 기피현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송상윤 과장은 "30인 미만 제조업, 건설업, 사업시설 관리업의 빈일자리수는 2020년 2만7000명에서 올해 5월에는 6만3000명으로 크게 증가하는 등 노동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30인 미만 사업체 생산·현장직 취업자수 증가가 고령층에서만 나타났는데 이는 다른 연령대의 중소기업 생산·현장직 기피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경우 30인 미만 사업체 생산·현장식 취업자수가 감염병 확산 이전 수준을 하회했다.

송 과장은 "종사상 지위별로 보더라도 농림어업직 취업자수 증가분 상당 부분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78.3%)로 나타났다"면서 "이 현상은 귀농가구 증가의 영향도 일부 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고령층이 농림어업직으로 밀려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경제부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