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하는 중학개미…'증시 영향은 단기적'

상하이증시 이틀째 내림세
한·일·대만은 반등 마감
"단기 투자심리 요인으로 영향력은 제한적" 전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전격 방문, 미·중 갈등이 악화되면서 ‘중학 개미’가 초긴장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의 고조와 경제 보복 조치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다만 증권가는 증시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면서도 단기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전날 하락 마감했다.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0.71% 내린 3163.67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펠로시 의장이 전날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이 즉각 반발하며 경제 보복으로 맞선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부터 대만에 대한 천연 모래 수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고,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도 대만산 감귤류 과일과 냉장 갈치 등의 수입을 같은 날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중국 증시를 제외한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반등 마감했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89% 오른 2461.45에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0.53% 상승한 2만7741.90에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0.20% 오른 1만4777.02에 마감해 지난 2일의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0.40% 오른 1만9767.09에 마감하며 전날의 2% 넘는 급락 충격에서 일부 벗어났다.

증권업계에선 중학개미들이 받을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단기 투자심리 요인으로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단기 변동성 확대 이후 경기와 정책의 펀더멘털 장세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중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만한 명분으로 작용하기 좋은 소재"라면서도 "대만 이슈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극단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대만의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만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42%에 달할 정도로 높지만, 중국 내 대체가 불가한 반도체 수출 비중이 39%에 달한다"며 "실제 실물경기에 대한 충격보다는 향후 중국과 대만 간 무역 환경이 악화되고 대만계 자금의 중국 내 철수 등 장기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장기적으로 미·중 간 갈등 심화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최 연구원은 "이번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위반으로 미·중 간의 디커플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결국 각국의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고, 공급발 물가 압력 완화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중국 CATL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 직후 미·중 관계 불안에 북미공장 투자 계획 발표를 보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중화권(중국·홍콩·대만) 주식 보관액은 46억2846만달러(한화 약 6조521억원)로, 전체 해외주식 보관액의 5% 수준이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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