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선기자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2030 세대들이 뛰어들며 급증하고 있는 골프 인구에 발맞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중계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CJ을 비롯해 쿠팡까지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 SBS골프와 JTBC골프간 경쟁 했던 KLPGA 중계권료도 연간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KLPGA투어를 관장하는 KLPGT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5년간 투어 중계권을 운영할 사업자를 다음달 12일 선정한다. 입찰 방법은 제한경쟁 입찰이다. 사업자는 정규투어, 드림투어, 점프투어, 챔피언스투어 등 중계 콘텐츠 사업과 재판매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KLPGT 측은 "KLPGT는 중계권 사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KLPGA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sBS골프, JTBC골프, 쿠팡(플레이), CJENM(tvN·티빙), 에이클라(스포티비) 등이다. 기존 사업자인 SBS골프와 JTBC골프(2007~2014년) 뿐만 아니라 케이블, OTT까지 ‘중계권 쟁탈전’에 뛰어든다. CJENM은 지난 5월 스포츠 전문 채널 ‘tvN스포츠’를 개국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tvN스포츠가 제공하는 스포츠 콘텐츠는 국내 대표 경기, 분데스리가 등 축구와 호주호픈, 프랑스 오픈 등 테니스, 수영 등이다. 특히 PGA 투어 CJ컵을 주최하면서 선수를 후원하고 있어 최근 골프 중계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게다가 인기가 높은 KLPGA 독점 중계는 OTT 티빙과의 협력으로 ‘플랫폼의 경계를 뛰어넘어 스포츠 엔터테이너’로 발돋움할 수 있는 매력있는 매물이다. 스포츠 중계로 인지도를 높인 쿠팡플레이도 이 중계권은 놓칠 수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한국과 일본 내 중계권을 연 750억원(5670만 달러)에 사들인 에이클라도 골프 채널을 만들고 중계권을 찾고 있다.
KLPGA 투어 중계권은 2017~2021년 SBS골프가 운영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1년 연장된 중계권 계약은 올해 말로 끝난다. 최근 10년간 선수들의 활약과 골프 산업 성장으로 KLPGA 중계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유한 골프대회 중계권이 KLPGA뿐만 SBS골프 입장에선 사활이 걸린 문제다. JTBC골프 역시 빼앗긴 KLPGA 중계권을 되찾기 위해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가장 큰 위협 상대는 자본력이 있는 CJENM과 쿠팡이다. 이와 관련 CJENM 측은 "아쉽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높아진 KLPGA 인지도와 치열한 경쟁으로 중계권료는 천정부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까지 10억원 수준이었던 연간 중계권료는 2014년 45억원으로 뛰었다. 이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간 중계권료는 65억원으로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인구가 더 늘어나면서 골프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등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로 국내 골프를 즐기는 인구수는 515만명으로 2017년보다 33% 증가했다. 참여하는 사업자도 늘어난 만큼 업계는 이번 중계권료가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츠 중계권 경쟁이 높아지면 가격은 자동으로 치솟는다. 프로야구의 경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9년 공개 입찰을 통해 통신·포털 컨소시엄과 5년간 1100억원(연평균 220억원) 규모의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2014∼2018년 계약 금액보다 2배 이상 뛰었다.
해외 역시 OTT 업계가 킬러 콘텐츠 스포츠로 눈을 돌리며 주요 리그 중계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2020년 CBS 및 NBC와 10년 장기계약을 약 8조5300억원에 체결했다. 이전 계약보다 70% 넘게 오른 규모다. 폭스 (FOX)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US오픈을 포함한 골프대회의 미국 내 중계권을 12년간 연 1230억원(9300만달러)에 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골프슈퍼리그는 넷플릭스와 연 6615억원(5억 달러)에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