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현기자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지급하는 손실보전금에 또 다시 '사각지대' 논란이 불거졌다. 공부방을 운영하는 개인과외교습자들은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방역조치를 이행했음에도 손실보전금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됐다며 단체행동까지 벌이고 있다.
20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등록된 '공부방인 개인교습과외도 손실보전금을 지급해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이 4일만에 동의자수 1300여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초·중·고등학생에게 교과 학습을 가르치는 교육 서비스업 사업자다. 앞서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과 인원제한 등을 이행하고 교육청의 권고로 휴원까지 이행했음에도 담당 관청으로부터 손실보전금 신청을 위한 '행정명령 이행확인서' 발급을 거부당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30일 348만개 사업장에 손실보전금을 지급해주는 '신속지급'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기간의 매출 등락을 기준으로 지급 대상자를 선정해 다수의 사각지대를 발생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중기부는 지난 13일부터 '확인지급'을 실시해 신속지급에서 누락됐던 사업자들이 과거 정부의 방역조치에 협조한 사실을 입증하면 손실보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때 필요한 서류가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 등으로부터 발급 가능한 행정명령 이행확인서다. 그런데 담당 관청이 개인교습과외 등 특정 업종에 대해 확인서 발급을 거부하면서 이번 사태가 불거진 것이다.
공부방을 운영하는 개인과외교습자 A씨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졌을 당시 지자체와 교육청이 '행정명령'이라는 문구가 적힌 공문서를 보내와 운영시간 제한, 방역물품 비치, 확진자 발생시 휴원 등의 지침을 지켰다"면서 "그럼에도 교육청은 학원에는 확인서를 발급해주면서 공부방을 운영하는 우리에게는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공부방 운영자 B씨는 "교육청은 확인서를 가져오라는 중기부에 문의하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공부방 영업도 학원과 똑같이 관계 법령과 교육청 등의 관리·감독을 받는데 지원정책에서 배제하는 건 지나친 차별"이라고 일갈했다.
지난해 전국 각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이 공문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안내한 방역지침 내용을 보면 '행정명령서', '행정명령을 안내한다', '행정명령 발령' 등의 문구가 명시돼 있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대상자에도 개인과외교습자를 학원·교습소와 동일하게 포함시키고 있다. 방역지침을 위반하지 않으면 법률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다는 경고 내용도 적혀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학원·교습소·독서실은 다중이용시설이라 단계적 방역수칙이 적용됐지만 거주지에서 교습하는 개인과외교습자에겐 이 수칙이 적용되지는 않았다"면서 "공문의 내용은 개인에게 적용되는 수준의 거리두기 수칙을 권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해명에도 개인과외교습자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개인과외교습자 C씨는 "교육지원청으로부터 휴원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내용의 문자까지 받았는데 무슨소리인지 모르겠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실제 순천교육지원청이 2020년 8월25일 C씨에게 보낸 '긴급알림'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시청에서 학원(교습소) 대상으로 오늘부터 상황 해지시까지 운영중단 행정명령을 발생했습니다. 관내 학원, 독서실, 교습소, 개인과외교습자, 평생교육시설에서는 해당 공문 갈음하여 반드시 해당 기간동안 '운영중단' 바랍니다. 운영시 행정처분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정부가 학원에 적용한 단계적 방역수칙을 근거로 교육지원청이 개인과외교습자들에게까지 운영 중단을 명령을 내린 것으로 교육부의 해명과도 배치된다.
중기부는 개인과외교습자가 방역당국이 정한 단계적 방역수칙 적용 대상자가 아니라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손실보전금은 특정 기준에 의해 지급하는 선별지급이다보니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분들이 생기고 있는데, 확인지급도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행하는 조치"라며 "이 과정에서 여러 민원사항을 유형별로 취합하는 등 사태를 면밀히 파악중이다"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