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3구에서도 수억 원 떨어진 아파트가 나타났다. 최근 보유세 과세기준일과 맞물려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면서 서울 외곽을 넘어 도심까지 ‘햐향세’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0.00%)을 나타냈다.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모두 상승세가 멈추면서 6주 만에 보합 전환됐다. 서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4월29일 한 차례 멈춰선 이후 한 달가량 0.1~0.3% 수준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세가 멈추면서 보합·하락 전환되는 자치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10곳이 보합, 8곳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보합은 1곳, 하락은 3곳이 추가됐다. 가격 상승을 주도한 강남구는 보합으로 돌아섰고, 전주 0.11%의 상승률을 기록한 서초구 역시 0.03%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강남 4구로 분류되는 강동구는 전주 대비 0.0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성동·동대문·중구 등 서울 도심지역도 보합·하락했거나 상승률이 축소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신촌그랑자이 전용면적 59㎡(3층)는 지난달 18일 1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같은 면적 8층이 15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59㎡ 역시 4개월 만에 5억원가량 하락한 11억2000만원에 지난달 직거래됐다.
금리인상에 집값 고점 인식, 규제완화 기대감까지 맞물려 거래 실종 상태가 계속되면서 집값 하향화 여파가 서울 외곽을 넘어 도심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1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이달 1일 보유세 가산기준일이 지나면 급매로 내놓은 매물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거래가 받쳐주지 못하며 매물은 현재 6만2000~6만3000건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향후 정부의 실수요자 대출환경 개선으로 내집 마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은 더 커졌다"며 "다음 달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대출액 1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3단계가 도입되면 매수세는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