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말레이시아가 최근 '닭고기 파동'과 관련해 살아있는 닭부터 닭고기, 너겟·소시지까지 모든 닭 관련 제품의 수출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사룟값이 오르자 닭고깃값이 치솟으면서 품귀현상이 벌어진 탓이다.
2일 베르나마통신 등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살아있는 가금류, 냉장·냉동육, 치킨 소시지와 너겟, 패티 등 모든 닭 수출 금지 규정을 전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사룟값이 오르면서 지난 2월부터 닭고깃값이 치솟고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양계농가가 닭 사료를 줄여 병아리 발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가 사룟값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은 농가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의 닭고깃값 담합행위도 포착돼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2월5일부터 닭고기 1㎏당 최대 8.9링깃(한화 2530원)에 판매하도록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으나, 실제로는 2배 안팎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월 360만 마리에 이르는 닭고기 수출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지난달 23일 발표했다.
이에 브루나이와 홍콩, 일본 등 말레이시아에서 닭고기를 수입하던 국가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육로 국경이 이어진 싱가포르는 그간 닭고기 수요의 3분의 1을 말레이시아에서 공급받아왔다. 싱가포르의 치킨 요리 외식업자들은 냉장육 가격이 3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고, 싱가포르 정부는 냉동 닭고기와 다른 육류로 식자재를 바꾸라고 권고했다. 싱가포르인들이 즐겨 먹는 '치킨 라이스' 유명 음식점들은 냉동 닭고기는 맛이 떨어진다며, 판매량을 제한하고 돼지고기와 해산물 요리를 도입할 계획을 내놨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