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 법정감염병' 지정된 원숭이두창, '코로나19'와 동급으로 관리

질병청, 감염병 위기경보 '관심' 발령…확진자 발생시 '주의'로 상향
일반인 발생 가능성 낮지만 격리 필요…30여개국서 확진 550건 이상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유럽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원숭이두창 등 해외 감염병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방역당국이 '원숭이두창'을 법정감염병 2급으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코로나19, 홍역 등과 같은 관리 체계를 적용받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세계 각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관심' 단계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원숭이두창 질병 자체의 영향력은 낮게 보면서도 해외 입국자 증가에 따른 국내 유입 가능성을 고려해 고위험집단에서의 위험도는 '중간', 일반인에서의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관심'은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시' 발령하는 조치다. 질병청은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올 경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이와 함께 원숭이두창을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되, 지정을 위한 고시 개정 시점까지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공표해 의심환자 신고, 역학조사, 치료기관 지정, 격리대응 등 선제적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신종감염병증후군은 고시 개정을 하지 않아도 질병청장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지정 공표할 수 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이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되기 전에 국내 유입될 경우 빠르게 격리를 포함한 초동 조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확진자 발생시 신고 의무 등이 발생한다. 행정 절차에 소요되는 일정을 고려할 때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 개정은 다음 주 후반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급 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격리가 필요하며, 현재 코로나19, 결핵, 수두,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간염,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폴리오, 수막구균감염증, 폐렴구균감염증, 한센병, 성홍열, 풍진 등 등 22종이 지정돼 있다. 의료기관에선 2급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앞서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으로 관리되다가 지난 4월25일부터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됐다.

2급 감염병과 달리 1급 감염병은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고, 음압 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하다. 에볼라바이러스병, 두창, 페스트, 탄저, 사스, 메르스, 신종인플루엔자 등이 1급 감염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은 심각도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1급으로 지정될 감염병은 아니지만, 격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2급으로 지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기준 비풍토병지역 30여개국에서 550건 이상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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