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북미지역 경쟁 의지 '풀충전'

삼성SDI,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 공장 착공

LG엔솔, GM과 합작·미시간주 생산설비 마련

SK온, 포드와 손잡고 테네시·켄터키주 투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배터리 3사의 북미지역 출사표가 완성됐다. 완성차업체와 합종연횡하면서 독자 진출까지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미지역을 선점해 중국, 일본업체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I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서 세계 4위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 정부와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에릭 홀콤 인디애나주 주지사, 브래들리 체임버스 인디애나주 상무장관, 타일러 무어 코코모 시장 등 정부 관계자, 최윤호 삼성SDI 대표와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COO(최고업무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코코모시에서 올해말 공장 착공을 시작해 2025년 1분기부터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규모는 23GWh 규모지만 향후 33GWh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25억달러(3조1000억원)에서 시작된 투자금액도 31억달러(3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공장이 들어설 코코모시에는 스텔란티스 부품 생산공장이 위치, 배터리 합작공장까지 추가되면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생산 전초기지로 부상하게 된다. 삼성SDI는 배터리 독자 브랜드 ‘프리맥스(PRiMX)’ 개발 기술력을 합작법인에 이식, 고효율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합작법인 부지 선정에 도움을 주신 인디애나주와 스텔란티스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스텔란티스와 합작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고, 앞으로 기후 변화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설립 계획으로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북미 생산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해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오하아오·테네시·미시간주에 생산설비를 마련했다. 스텔란티스와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미시건과 애리조나주에는 단독 공장도 갖췄다.

SK온은 포드와 손잡고 만든 합작사 블로오벌SK를 통해 테네시·켄터키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중이다. 또 조지아주에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운영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생산거점을 조지아주로 낙점하면서 향후 양사간 협력방안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3사의 북미지역 투자규모만 2025년까지 17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이 북미 시장에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미국 정부의 친환경차 전환과 ‘바이 아메리칸’ 정책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완성차 판매량의 50%를 친환경차로 바꾼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2025년 7월 발효되는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미국 내 생산 부품 75% 이상 사용해야만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늘릴 수록 배터리 업체의 진출도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는 2025년 453GWh를 거쳐 2030년 1200G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를 찾은 관람객들이 포스코캐미칼 전시관에서 복합소재를 사용한 전기차용 포스코 배터리팩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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