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인턴기자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감염병 전문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북한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 발생할 수 있고, 확진자 규모는 100만 명 이상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이 교수는 13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마 4월 중순부터 유행이 시작된 것 같고, 중국 상황이 나빠지면서 중국을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진단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까 상황이 커진 다음에나 확인이 된 것 같아 힘든 상황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유행 규모가 너무 커져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유행 상황 가운데 북한에서 적어도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확진자 규모는 100만 명 이상, 몇 백만 명까지 될 수있다는 예측 자료들이 (외국에서) 발표 됐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확진자 규모에 비해 사망자가 훨씬 많이 나올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아예 안 한 데니까 사망률이 낮아도 2~3%, 의료체계도 전혀 갖춰진 게 없으니까 높게는 1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북한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필요한 건 어떤 것이든 다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치료 관련 영역에선 산소 공급부터 시작해 치료 약재, 의료진 개인 보호구, 모듈형 병실 등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행 자체가 차단돼야 확진자 규모를 줄일 수 있다"며 "마스크 등 개인위생과 방역을 위한 물자도 같이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개인방역도구인 마스크와 관련해서는 "중국을 통해서 물자가 들어가겠지만 중국도 지금 봉쇄상황이라 물자공급이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의료진들이 써야 할 마스크도 없을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초강력 봉쇄책에 나선 것에 관해 "유행 규모가 너무 커진 상황에서 봉쇄를 해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최소 2~3주, 한 달 이상 걸리므로 그 사이에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 상하이가 5주째 봉쇄한 결과 지금은 확진자 규모를 10분의 1 규모 정도로 줄였지만 5주 동안 발생할 환자들의 규모가 꽤 클 것"이라며 북한도 봉쇄효과가 한 달 뒤에나 나타나기 때문에 그동안 발생한 확진자 치료 문제와 그들에게 줄 식량 등의 문제가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에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 상황과 관련 없이 언제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과 미국, 중국 등도 북한의 요청이 있을 경우 백신, 치료제, 마스크, 식량 등의 관련 물자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